2021년 올해도 경남 도내 시 지역 아파트값은 크게 올랐습니다. 지난해 전국은 물론 경남에서도 아파트값 이상 급등 현상이 나타나자 창원시 의창구·성산구는 각각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경남에서는 처음으로 부동산 규제지역으로 지정됐습니다. 규제지역으로 묶이고 나서 의창구·성산구 아파트값이 한때 하락세를 보였으나, 결국에는 지난해보다 더 많이 오르게 됐습니다. 인근 지역에서도 사실상 풍선 효과가 나타나면서 시 지역은 전반적으로 아파트값이 오르고 군 지역은 큰 변동이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양극화도 더 심해졌습니다.

▲ 올해 도내 시 지역에서 아파트값이 크게 올랐다. 부동산 양극화는 심화했고 뒤늦게라도 집을 사야겠다는 인식은 분양 시장 열기로 이어졌다. 사진은 창원 시가지 전경.  /경남도민일보 DB
▲ 올해 도내 시 지역에서 아파트값이 크게 올랐다. 부동산 양극화는 심화했고 뒤늦게라도 집을 사야겠다는 인식은 분양 시장 열기로 이어졌다. 사진은 창원 시가지 전경. /경남도민일보 DB

올해는 도내 시 지역에서 아파트값이 크게 올랐다. 그러면서 군 지역과 격차는 더 벌어졌다. 양극화는 심화했고, 뒤늦게라도 집을 사야겠다는 인식은 분양 시장 열기로 이어졌다.

◇규제지역 효과 글쎄 = 창원시 의창구와 성산구는 지난해 12월 규제지역으로 지정됐다. 의창구·성산구 공동주택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이 급등하고, 외지인 매수 비중이 크게 늘었었다. 고가 신규 단지는 물론 오래된 단지에 시세차익을 노리는 '갭투자'도 증가하면서 과열 양상이 나타났다.

의창구·성산구가 규제지역으로 묶이고 나서 한동안은 효과가 나타났다. 올해 2월부터 의창구·성산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5월까지 4개월 연속으로 하락했다. 그러다 6월부터 반등했다.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을 보면 의창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올해 1월 3억 927만 원에서 11월 기준 3억 6219만 원으로 17.1% 올랐다. 성산구도 같은 기간 2억 9161만 원에서 3억 8319만 원으로 31.4% 올랐다.

다만, 지난 7월부터 한국부동산원이 조사 표본 수를 3배로 늘리자 상승 폭이 더 커졌다는 점은 참고해야 한다. 표본을 늘린 것은 더 정확한 시장 상황 반영을 위해서다.

 

창원 의창·성산 규제지역 지정
한때 하락세였다 6월부터 반등
주변 지역도 풍선효과로 오름세

 

의창구에서는 투기과열지구 지정이 무색하게 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아파트 신고가(최고가) 경신이 잇따랐다.

중동 유니시티 전용면적 135㎡형은 지난 10월 16억 5000만 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최고가는 10억 원, 2019년에는 8억 4070만 원이었다. 지난해 최고 6억 9500만 원에 거래됐던 팔룡동 힐스테이트아티움시티 84㎡형은 올해 9억 8500만 원을 기록했다.

성산구에서는 용지더샵레이크 119㎡형이 지난 10월 17억 1000만 원에 거래돼 도내 최고가를 찍었다. 지난해 신고가(14억 5000원)보다 2억 6000만 원이나 올랐다. 바로 옆 용지아이파크에서도 114㎡형이 지난 9월 15억 5500만 원에 팔렸다.

또 성산구에서는 수평·수직 증축 리모델링사업 바람이 부는 성원토월그랜드타운 등 단지도 집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

특히 올 한 해 도내에서는 규제지역 주변으로 '풍선 효과'도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올해 1∼11월 아파트값 평균 매매가 상승률은 창원 마산합포구 24.2%, 마산회원구 15.4%, 진해구 15.6%, 진주시 23.4%, 통영시 16%, 김해시 43%, 밀양시 26.1%, 거제시 9%, 양산시 25.4% 등으로 나타났다.

올해 도내 시 지역 아파트값은 대부분 고공행진을 이어갔지만, 군 지역은 상대적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 거창군·고성군·남해군·산청군·의령군·창녕군·하동군·함안군·함양군·합천군 지역에서 지은 지 10년 미만 아파트 20곳의 거래 내용을 살펴보니 대부분 지난해와 올해 최고가가 큰 차이가 없었다.

함양웰가센트뷰(336가구) 전용면적 84㎡형이 지난해 3억 원에서 올해 3억 4700만 원으로, 거창푸르지오(677가구) 84㎡형이 3억 5000만 원에서 3억 8300만 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한 것이 그나마 눈에 띄는 정도다.

 

도내 아파트 매매가 격차 심화
11월 평균-중위 차이 4554만 원
지난해 12월 2188만 원의 두 배

 

◇격차 더 벌어져 = 아파트값이 끝을 모르고 고공행진하면서 양극화는 심화했다.

아파트값 격차는 한국부동산원 통계에서 평균 매매가와 중위 매매가 차이를 보면 유추할 수 있다. 평균값이 중위값보다 클수록 상·하위권 매매가격 차이가 크다.

올해 11월 기준 아파트값 경남 평균 매매가는 2억 3854만 원, 중위 매매가는 1억 9300만 원으로 4554만 원 차이가 난다. 지난해 12월(평균 1억 8949만 원·중위 1억 6761만 원) 기준으로는 2188만 원 차이였다.

지역별로 보면 올해 11월 기준 창원 의창구(7919만 원), 성산구(6119만 원), 마산회원구(5419만 원), 진주시(4716만 원) 등은 경남보다 평균·중위 매매가 차이가 크다.

통계청·금융감독원·한국은행의 '2021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기준 순자산 상위 20%의 부동산 자산은 11억 6971만 원, 하위 20%는 1191만 원으로 98배 차이가 났다.

2016년과 비교하면 차이가 더 벌어졌다. 그해에는 소득 하위 20%(915만 원)와 상위 20%(7억 6922만 원)의 부동산 순자산은 84배 차이가 났었다.

또 하위 20%의 부동산 순자산은 2016년 915만 원에서 2021년 1191만 원으로 5년 사이 30.1% 늘었지만, 상위 20%는 7억 6922만 원에서 11억 6971만 원으로 52% 증가했다.

 

내년에도 상승 흐름 이어질 듯
2024년 신규공급 입주시기 전후
도내 부동산 가격 안정화 전망

 

이모(32·창원) 씨는 "3년 전 결혼 당시에는 조금 무리해서라도 최대한 대출을 받으면 집을 살 수 있었는데, 지금은 꿈도 꿀 수 없다"며 "주변에는 대출받아 집을 샀다가 차익을 얻은 사람이 적지 않다. 가만히 있었더니 가난해진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씨는 "요즘은 청약으로 분양받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올해도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자 분양 시장도 열기가 뜨거웠다. 올해 분양한 35개 단지 중 23개 단지가 청약 기간에 입주 신청을 다 채웠다. 또 올해 1월 기준 2964가구였던 미분양 주택 수는 10월 기준 1449가구로 절반 넘게 감소했다.

도내 군 지역 아파트 분양은 성적이 저조했다. 거창 휴앤인더라움·더센트럴캐슬, 합천 선우H타운 등은 청약 기간에 입주자 모집을 끝내지 못했다.

◇상승세 계속 전망 = 2022년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달라질까. 주택산업연구원은 <2022년 주택시장 전망>에서 "내년 주택시장 매매가는 2.5%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원은 입주물량 부족과 전월세 급등이 지속해 매매 시장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연구원은 금리 인상 여부와 대출 규제, 공시가격·세율 인상 등은 상승 폭을 완화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남도민 심리도 비슷하다. 한국은행 경남본부 소비자동향조사를 보면, 올해 11월 기준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121로 나타났다. 이 지수는 100을 넘으면 1년 뒤 집값이 현재보다 오를 것 같다고 본다는 뜻이다. 도내 주택가격전망 CSI는 지난해 6월부터 계속 100을 넘었다.

전문가들은 도내 신규 공급 단지에 입주할 시기가 되면 전반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안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본격적인 입주는 2024년 전후로 시작된다.

하재갑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경남지부장은 "잇따른 신규 공급은 기존 신축 단지에 쏠린 관심을 분산하는 효과를 일으킨다. 보통 신규 공급 물량 입주 1년 전후로 부동산 가격이 내려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정상철 창신대 부동산금융학과 교수는 "수요와 공급 원칙에 따라 이론적으로 입주 물량이 많아지면 부동산 가격은 내려간다"고 말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