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전기선박·드론 플라잉카·수소 분야 온라인 공개
세계 세 번째로 개발한 '트렌치 모스펫'기술 등 주목

창원에 있는 한국전기연구원(KERI·이하 전기연)이 '전기기술 기반 미래 4대 모빌리티 핵심기술'을 30일 소개했다.

전기연은 이날 '연구현장 온라인 브리핑'을 열고 유튜브로 소속 연구원들이 직접 개발한 '전기차용 SiC(탄화규소) 전력반도체', '전기선박 육상시험소'(LBTS), '드론/플라잉카용 전기엔진 국산화', '액체수소 생산 및 장기 저장기술'의 성과와 파급 효과를 설명했다.

SiC 전력반도체는 전류 방향을 조절하고 전력 변환을 제어하는 등 사람의 근육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전기차 배터리와 전기모터를 연결하는 고성능 인버터에 필수적으로 활용된다. SiC 전력반도체는 전비 10%를 향상해주는 핵심부품이다. 기술 장벽이 높아 선진국 소수 기업만 기술을 독점하고 있는 데다 최근 전 세계적 수급난까지 겹쳐 기술 자립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전기연은 올해 국산화 실현을 넘어 공급 부족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초고난도 '트렌치 모스펫(Trench MOSFET)' 기술을 세계 세 번째(독일-일본-한국)로 개발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웨이퍼(반도체 기판)당 더 많은 칩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공급량을 늘리고 소자(칩) 가격도 그만큼 낮출 수 있다.

전기선박 육상시험소는 명칭 그대로 전기선박을 육상에서 시험하는 장소다. 2015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세계에서는 미국과 영국에 이어 세 번째로 완공된 핵심 설비다.

전기선박은 하부에 추진 시스템이 탑재된 후 고장이나 문제가 발생하면 정비가 어렵고, 배를 해체해서 수정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전기연 전기선박 육상시험소에서 사전 성능검증 과정을 수행함으로써 선박 건조기간 단축, 전력화 지연 손실비용 절감 등 효과를 거뒀다. 이 밖에 기술수입 대체와 관련 산업 발전까지 포함하면 5000억 원이 넘는 파급효과가 발생했다고 전기연은 설명했다.

드론/플라잉카용 전기엔진 국산화도 전기연이 국내 최초로 독자 개발한 성과다. 전기연은 유·무인 항공기를 기존 화석연료 기반 항공엔진이 아닌 전기 동력으로 추진하는 '전동기'와 '발전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전기연은 앞으로 사람이 탈 수 있을 정도의 안정성을 확보한 10㎾급 전동기와 100㎾급 발전기를 3년 이내에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연구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수소가스를 극저온(영하 253도)으로 냉각시켜 액체수소를 만들고, 이 수소를 오랜 기간 손실 없이 장기 저장할 수 있는 '제로보일오프(Zero Boil-off)' 기술도 소개했다. 전기연은 액체수소 생산과 장기 저장기술이 기존 기체(가스) 형태 수소가 가진 폭발 위험성을 해소하고, 미래 수소경제 활성화 및 탄소중립 정책 실현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했다.

명성호 원장은 "모빌리티는 우리 국민의 삶과 대한민국 산업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분야이고, 다른 어느 곳보다 '전기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분야"라며 "국민과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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