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이 그동안 수입에 의존하던 열차 지상신호 수신장치 국산화 개발에 성공했다.

현대로템은 한국형 열차제어시스템(KTCS·Korea Train Control System)의 핵심 부품인 발리스전송모듈(BTM·Balise Transmission Module)의 국산화 개발을 완료했다고 29일 밝혔다.

열차제어시스템은 열차의 운행 위치를 감지하고 열차 간 간격을 제어해 충돌사고 방지와 안전운행을 유지하는 시스템이다.

BTM은 열차의 위치정보와 제한속도 등 지상정보를 수신해주는 장치로, 열차가 안전하게 운행하는 데 필요한 주요 부품이다. 하지만, 2003년 국내에 열차 간 간격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자동열차방호(ATP) 신호시스템이 도입된 이후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다.

국내 '차상신호장치' 시장규모는 2027년까지 5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국산화로 안정적인 유지보수 시스템 구축과 약 150억 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현대로템은 기대했다.

현대로템은 지난 2017년 BTM 국산화 개발에 착수해 5년여의 기간을 거쳐 국내 최초로 독자 인증모델을 확보했다.

외국 경쟁사 제품과 같은 품질·성능을 갖췄으며, 특히 영하 40도의 저온 테스트까지 마쳐 수입품보다 더 낮은 온도에서도 동작할 수 있다고 현대로템은 설명했다.

현대로템이 개발한 BTM은 이달 영국의 국제 철도안전평가 기관(Ricardo Certification)에서 안전무결성 기준 최고 등급 인증을 받았다. 아울러 유럽연합(EU) 철도 상호호환성 기술표준 규격에도 맞게 설계해 유럽 수출도 가능하다.

현대로템은 내년에 완료되는 전라선 익산~여수엑스포(180㎞) 한국형 열차신호시스템 시범운용 사업을 시작으로 대구권 광역철도 전동차, KTX-이음, EMU-320 등 국내 프로젝트와 국외 신규 노선에 BTM을 확대 적용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글로벌 철도신호시스템 분야는 알스톰, 지멘스, 히타치 등 최신 기술을 확보한 소수 기업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며 "이번 성과는 비용을 절감하고 기술종속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데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