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활용 예술 사례 발제
문화기획 아이디어 공유·확장

"무관중에서 무한관중을 만날 기회이자 도구라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메타버스를 활용해 축제를 기획한 한 예술가가 남긴 말이다. 코로나19 터널을 지나며 공연·전시 무대 중 하나로 메타버스가 주목받고 있다. 물론 필수요소라기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관객과 소통하는 하나의 선택지이자 플랫폼이다.

'메타버스 시대, 예술과 기술은 어떻게 만나는가'를 주제로 28일 정책포럼이 창원 성산구에 있는 경남콘텐츠코리아랩에서 열렸다.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이 주최한 정책포럼으로 올해 두 번째 행사였다.

이날 김영덕 원장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공공분야·예술인·업계 전문가들이 메타버스 활용 사례를 중심으로 발제를 이어갔다.

첫 발제는 윤병환 부산정보산업진흥원 팀장이 나서 추진 중인 부산 용두산공원 메타버스 구축 사례 발표를 했다. 부산은 2023년까지 국비 49억 원·시비 34억 원 총 83억 원을 투입해 실감 콘텐츠·미디아아트를 집약한 문화기술 연구개발(R&D)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윤 팀장은 "용두산공원 역사성과 부산 상징성을 스토리로 재구성해서 메타버스에 구현하는 방식"이라며 "나아가 게임화된 콘텐츠와 연결해 관광 유인 요소를 만들고자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공원 전체를 연결하는 실감 미디어 아트와 프로젝션 매핑 콘텐츠 개발을 계기로 타 관광지로 접목할 수 있는 모듈을 개발한다는 목적도 분명히 했다. 용두산공원에 이어 자갈치시장·태종대 등에 확장 가능하도록 플랫폼을 구축하는 방식이다.

두 번째 발제자로 한경아 서울드럼페스티벌 총감독이 나섰다. 창작자 입장에서 예술과 기술 접목 사례를 공유하며 고민과 시행착오를 털어놨다.

▲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이 주최한 정책포럼이 지난 28일 경남콘텐츠코리아랩에서 열렸다. '메타버스 시대, 예술과 기술은 어떻게 만나는가'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박정연 기자
▲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이 주최한 정책포럼이 지난 28일 경남콘텐츠코리아랩에서 열렸다. '메타버스 시대, 예술과 기술은 어떻게 만나는가'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박정연 기자

올해 23회째 이어온 서울시 대표 축제 중 하나인 서울드럼페스티벌도 코로나19를 비켜갈 수는 없었다. 지난해는 국외 아티스트 공연을 유튜브를 통해 시청하도록 했고, 올해는 메타버스 플랫폼 중 하나인 네이버 제페토를 추가로 활용했다. 출연진인 인기 드러머와 팬미팅·포토존 등을 메타버스 공간에 만들고, 관객들이 아바타를 만들고 입장해 재미를 더하는 방식을 취했다. 특히 개막 공연은 미디어아트와 매핑을 활용해 '회귀(RETURN)'라는 주제에 걸맞게 뿌리를 상징하는 나무를 이미지화했다.

한 감독은 "기술은 예술을 표현하는 수단일 뿐"이라며 "어떤 기술을 어떤 공간에서 어떤 소재로 활용할 것이냐는 창작자의 몫이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 발제는 류정식 고스트 엘엑스(Ghost LX) 스튜디오 예술감독이 맡았다. 류 감독은 온라인 기획 방식과 사례를 전시와 공연 두 가지로 구분해서 설명했다. 그는 "비대면 시대 이전에도 공연은 여럿이 모여 함께 관람하는 것을 중시했다면 전시는 혼자 감상하는 공간 확보를 중요하게 생각해왔다"며 "이러한 특징은 온라인 즉 디지털 공간에서도 공연과 전시 기획이 다른 방식으로 구현되는 중심축이다"고 말했다.

특히 류 감독이 소개한 행화탕 프로젝트 사례는 인상 깊었다. 철거 결정이 내려진 문화공간을 예술인들이 의기투합해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을 펼쳤다. 과거 목욕탕이자 이후 예술인들이 문화공간으로 활용한 오래된 건물로, 사라지기 전에 해당 공간을 360도로 스캐닝해서 디지털화로 남겼다. 그는 "도시재생사업에 밀려나 사라진 건물이지만 추억이 깃든 공간에 대한 디지털화된 소스를 가지고 있어야 메타버스와 연계한 활용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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