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보수 야권 후보 적합도 조사
윤 후보 10%p 내 근접해 '고무'
중도 확장성·본선 경쟁력 관건

국민의힘 유력 대선주자인 경남도지사 출신의 홍준표 의원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난관이 적지 않아 보이지만, 범야권 부동의 1위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꺾고 대선 본선에 진출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홍 의원을 한껏 고무시킨 여론조사는 TBS·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지난 20~21일 진행한 범보수권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다. 홍 의원은 23일 이 조사 결과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여론조사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범야권 주자 조사에서 20%(20.5%)를 넘겨 이제 선두(윤석열 28.4%)와 한 자리 숫자 차이로 좁혀졌다. 중도층에서만 1주일 사이 9.5%p(12.9%→22.4%)나 폭등해 확장성 운운하는 사람은 할 말이 없겠다. 추석 전후로 골든 크로스를 이루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물론 윤 전 총장 측이 지적하는 것처럼 여권 지지층의 전략적 선택, 즉 역선택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건 사실이다. 위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홍 12.6%·윤 55.5%)은 윤 전 총장에게 전폭적 지지를 보냈지만, 더불어민주당 지지층(홍 28.6%·윤 5.1%)과 열린민주당 지지층(홍 37.7%·윤 4.2%)에선 홍 의원이 윤 전 총장을 압도하는 정반대 현상이 나타났다.

여권 지지층이 의식적으로 부담스러운 상대를 피하고 비교적 상대하기 쉬운 주자를 선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수치다.

하지만 홍 의원 상승세에는 이것만으로 평가절하할 수 없는 대목도 있다. 범야권뿐 아니라, 여야 모든 주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홍 의원의 오름세가 확인되는 까닭이다. 앞서 TBS·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에서는 8.4%의 지지율로 전 주(7.3%)보다 상승폭이 크지 않았으나, 20∼21일 데일리안·여론조사공정 조사(5.6%→7.3%), 23∼24일 오마이뉴스·리얼미터 조사(5.4%→8.1%) 등은 직전 조사보다 제법 오른 수치가 나왔다.

▲ 국민의힘 윤석열(왼쪽)·홍준표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 약속 비전 발표회에 참석해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윤석열(왼쪽)·홍준표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 약속 비전 발표회에 참석해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홍 의원은 "최근 제 지지율이 급상승한 계층은 우리 당이 가장 취약한 20∼40대"라며 "이는 그만큼 확장성이 커진다는 것이고, 50∼60대는 제가 후보가 되면 어차피 돌아올 계층으로 본다. 집토끼부터 잡고 산토끼를 잡는 고전적 선거전략과 정반대 전략인 것인데 그래서 추석 전후로 골든 크로스로 갈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홍 의원의 전략은 그러나 국민의힘 당내 경선에서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본경선은 당헌·당규에 따라 당원 투표 50%와 일반국민 여론조사 50% 비율로 치러지는데, 최근 국민의힘 지지층 여론을 감안하면 당원 투표에서 홍 의원의 승리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앞서 TBS·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 여론을 당원 투표로, 범보수권 지지율을 일반 국민 여론조사로 대입했을 때 홍 의원의 득표율은 불과 16.55%로 윤석열 전 총장(41.95%)과 상당한 차이가 난다.

홍 의원의 최대 약점은 결국 본선 경쟁력이라는 시각이 많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최근 한 유튜브 방송에 나와 "홍 의원은 당선 가능성이 별로인 것 같다. 홍 의원 휘하에는 현역 국회의원도 없다. (홍 의원이 윤 전 총장을 이기면) 큰일 난다"고 천기누설(?)을 해 홍 의원 측의 강한 반발을 불렀다.

윤 전 총장 측의 한 의원도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쉽게 꺼질 지지층이 아니다. 지역별, 계층별로 아주 탄탄해서 대선 승리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반면 홍 의원은 중도층 등에 확장력이 없어 대선 승리가 어렵다"고 했다.

홍 의원의 불안한 본선 경쟁력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뉴스핌·코리아정보리서치가 지난 20∼21일 진행한 여야 대표주자 가상대결 조사에 따르면, 여권의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맞붙었을 때 윤 전 총장은 43.3%를 얻어 이 지사(45.4%)와 오차범위 내 박빙승부를 펼친 반면 홍 의원(36.1%)은 이 지사(47.8%)에 10%p 넘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38.5%)과 이 지사(44.5%) 간 가상대결보다 부진한 성적이다.

홍 의원으로서는 막말·독선으로 집약되는 비호감 이미지를 하루빨리 벗고 최소 10차례 이상 펼쳐질 당 대선주자 토론회 등에서 한 국가를 이끌 리더로서 신뢰감과 포용력, 설득력 있는 정책을 보여주는 것만이 본선 경쟁력을 입증하는 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용한 여론조사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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