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선고 예상 시점 다가와
범진보 첫 재선 여부에도 영향
민주, 유죄 대비 대안 고심 중
국힘, 탈환 노리는 인사들 다수
정의당, 후보군에 당대표 거론

내년 경남도지사 선거는 나름의 관전 포인트를 두고 있다. 전국동시지방선거 부활 이후 '범진보 계열 후보의 첫 재선 여부'다. 그에 앞서 지각변동이 될 만한 변수가 자리하고 있다. 김경수 현 도지사의 '드루킹 사건' 대법원 재판이다. 도내 주자들은 이 결과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드루킹 대법 결과' 태풍의 눈 = 우선 역대 경남도지사 당선 흐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1995년 김혁규(민주자유당·보수)-1998년 김혁규(한나라당·보수)-2002년 김혁규(한나라당·보수)-2004년 보선 김태호(한나라당·보수)-2006년 김태호(한나라당·보수)-2010년 김두관(무소속·범진보)-2012년 보선 홍준표(새누리당·보수)-2014년 홍준표(새누리당·보수)-2018년 김경수(더불어민주당·범진보)다.

모두 9차례 선거에서 보수 7번, 범진보 2번 승리를 거머쥐었다. 보수진영은 당선 때 득표율 60~70%대로 압승을 거뒀다. 반면 범진보는 50% 초반대 진땀승을 했다.

김경수 현 도지사는 앞서 2014년 선거 때 홍준표 현역 도지사와 맞붙어 득표율 36.05%에 그쳤다. '노무현 대통령 마지막 비서관'이라는 간판만으로는 보수 토양의 경남에서 보수 간판을 내건 후보자를 상대하기 버거웠다.

4년간 지역을 다져 다시 도전한 2018년. 김 지사는 김태호 전 도지사와 맞붙어 52.81% 득표율로 당선했다. 이제 다시 2022년을 앞두고 있다. 범진보 쪽 최초의 재선 도전이다.

김 지사는 그동안 재선 도전 의지를 공식·비공식 석상에서 여러 차례 내비쳤다. 도정을 이끌며 제대로 된 결과물을 만드는 데에 4년은 너무 짧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언론은 그를 '친노 후보'라는 이름으로 끊임없이 2022년 대선 잠재군에 포함했다. 김 지사는 지난해 11월 항소심 재판에서 바라던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 "이제 대선 이야기는 나오지 않을 것 같아 그런 면에서는 다행"이라는 농담 아닌 농담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법원에서 반전 결과가 나온다면 '중앙 정치권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바람 넣기'가 또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

김 지사는 일명 '드루킹 사건'에 연루, 항소심에서 징역 2년(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혐의)을 선고받은 상태다. 당선 무효형에 해당한다. 대법원 재판 결과가 내년 도지사 선거 '태풍의 눈'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대법원 선고는 애초 예상 시점이었던 6월을 넘어서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후 '쟁점에 관한 재판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수성 혹은 탈환' 다수 거론 = 김 지사 재판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에,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주자들의 움직임이 아직은 제한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지사 대안을 마련해 놓을 수밖에 없다. 도내 중진 국회의원인 민홍철(김해 갑) 의원 이름이 거론되는 건 당연하다. 민 의원은 3선으로 2018년 도지사 선거에서도 유력 후보로 거론된 바 있다.

김정호(김해 을) 의원 또한 재선이자 도당 위원장으로서 무게감에서는 후보군에 이름 올릴 만하다.

공민배 전 창원시장은 4년 전 도지사 출마를 선언했다가 김경수 단일후보 추대에 뜻을 함께한 바 있다. 그는 최근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대선 지지 모임인 '신복지 경남포럼' 상임공동대표를 맡았다.

국민의힘에서는 여러 인물이 4년 만의 탈환 주자를 노리고 있다. 박완수(창원 의창) 의원은 1순위로 꼽힌다. 그는 지난 2012·2014년 창원시장 경력으로 도지사 당내 경선에 도전했다가 홍준표 후보에 석패한 바 있다. 지금은 당 사무총장 경력, 재선 의원으로 중량감을 높였다.

재선인 윤한홍(창원 마산회원) 의원도 도지사 쪽으로 향할 전망이다. 윤영석(양산 갑) 의원은 당 대표 도전에서 높은 벽을 실감한 이후 "도지사 선거에 거론된다면 영광이고 그런 기회가 있다면 고심해 보겠다"며 출마에 무게를 뒀다.

이주영 전 의원은 법무법인 경남분사무소를 국민의힘 도당 옆 건물로 옮겨 사실상의 베이스캠프를 마련했고, 최근 도청·도의회에도 얼굴을 내밀며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김재경 전 의원은 다음달 안으로 창원에 사무소를 내고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정치권·언론계 인사들과 대면 접촉을 늘려가며 출마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알리고 있다.

정의당에서는 여영국 당 대표 출마가 점쳐진다. 당 대표를 맡지 않았다면 출마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는데, 현재 그는 "당 대표이기에 우선 대선에 집중하고 이후 당 상황에 따라 판단하겠다"는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

내년 대선은 3월 9일, 지방선거는 그로부터 석 달 조금 못 되는 6월 1일 치러진다. 즉 이번 지방선거는 대선 직후라는 특징을 안고 있다. 지방선거 민심은 새로 뽑은 대통령을 향한 '힘 실어주기' 혹은 '견제'를 놓고 극명하게 갈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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