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선거서 진보 첫 승리
지난해 총선에선 보수 선전
전·현직 시장 간 대결 가능성
여야 치열한 공천 경쟁 예고

문재인 대통령 사저가 있는 양산은 이른바 '낙동강 벨트'로 불리는 여야 접전지역이다.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일권 후보가 56.26% 득표율을 기록해 첫 진보진영 시장으로 당선됐다. 당시 자유한국당 나동연 후보는 43.73%를 얻는 데 그쳐 '보수 강세지역'이라는 말이 무색해졌다. 시의회 역시 전체 17명 가운데 9명을 당선시키며 처음 민주당이 과반을 차지했다.

대통령 사저가 있다는 상징성에다 신도시를 중심으로 젊은 30·40대 유권자가 몰려 있는 양산은 민주당으로서는 결코 놓칠 수 없는 곳이지만 최근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다. 21대 총선에서 그동안 민주당 손을 들어줬던 신도시지역 유권자가 야당을 지지하는 양상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신도시지역이 속한 양산 갑 선거구에서 당시 미래통합당 윤영석 후보는 56.99% 득표율로 42.03%를 얻은 민주당 이재영 후보를 앞섰다. 이전 선거와 달리 원도심·농촌뿐만 아니라 신도시에서도 윤 후보는 민주당 후보를 크게 앞서 3선에 성공했다. 현재 문 대통령 사저가 있는 매곡마을을 포함한 양산 을 선거구에서는 민주당이 '김두관 카드'를 꺼내 들고 서형수 의원에 이어 지역구 사수에 나섰다. 통합당 역시 재선 시장 출신인 나동연 후보를 내세워 탈환에 나섰지만 불과 1523표 차이로 박빙의 승부를 펼친 끝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은 대통령 사저가 있다는 상징성을 앞세워 시장을 지키겠다는 생각이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전국적으로 대부분 단체장과 지방의회 권력을 거머쥐는 성공을 거둔 가운데 양산도 결과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 2년 뒤 21대 총선에서는 민주당이 300석 가운데 180석을 얻어 과반을 달성했지만 정작 경남·부산 성적표는 초라했다. 비록 양산 을에서 김두관 후보가 당선됐지만 대선주자급이라는 평가를 받는 그가 시장 출신 야당 후보에 맞서 고전을 펼쳐야 했다.

양산은 경남에 행정권을 두고 있지만 부산과 같은 생활권을 가진 까닭에 선거 때마다 부산지역 영향을 상대적으로 많이 받는 편이다. 최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민주당 김영춘 후보를 압도한 것 역시 1년 앞둔 지방선거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현역 김일권(70) 시장이 재선에 도전한다. 김 시장은 당선 후 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져 1·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받았지만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 파기환송을 결정하면서 기사회생했다. 하지만, 앞선 선거에서 마지막 도전이라며 '4년 단임' 배수의 진을 쳤던 것이 걸림돌로 남았다. 무엇보다 최근 부동산 특혜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공천에 미칠 영향 역시 주목받고 있다.

국민의힘은 나동연(66) 전 시장이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다. 재선 시장으로 이미 자질을 검증받았다는 점을 내세워 선거 대비 대외활동 폭을 넓혀가고 있다. 하지만, 허위사실 유포로 김 시장을 고발하면서 시정 혼란을 불러왔다는 부정적 여론과 최근 선거에서 잇달아 낙선하며 책임론이 불거지는 등 새로운 얼굴로 교체해야 한다는 당내 분위기를 넘어서야 한다.

이미 김 시장과 나 전 시장은 2010·2014·2018년 세 차례 시장 선거에서 만난 바 있어 여야가 내년 선거에서도 전·현직 시장을 후보로 공천하면 네 번째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

전·현직 시장 맞대결 성사 여부가 주목받는 가운데 여야 모두 지방의회와 간부공무원 출신 인사들이 '인물교체론'을 주도하며 공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1951년생인 김 시장과 1955년생인 나 전 시장 모두 고령인 데다 그동안 시장 선거마다 빠지지 않고 출마했다는 점에서 '젊은 도시 양산'에 걸맞은 새 얼굴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방의회 출신으로는 민주당 서진부(63)·임정섭(54) 시의원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한옥문(56) 도의원, 김효진(54)·이상정(56)·이용식(61) 시의원이 후보군에 포함됐다. 시청 출신 간부공무원은 웅상출장소장(4급)으로 퇴직한 민주당 박종서(61) 양산 을 수석부위원장, 국민의힘 정장원(61) 중앙위원회 국민소통위원회 상임부위원장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이 밖에도 민주당은 임재춘(61) 전 인재육성장학재단 이사장, 심경숙(53) 경남도당 여성위원장, 조문관(66) 전 도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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