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대표에 도전한 윤영석(양산 갑) 국회의원이 6·11 전당대회 본경선 진출에 실패했다.

윤 의원은 지난 26~27일 이틀 간 국민의힘 당원(50%)과 일반 국민(50%)을 대상으로 진행한 예비경선 여론조사에서 전체 8명의 후보 중 '커트라인'인 5위 안에 못 들어 탈락했다.

본선 진출자는 '30대 돌풍' 주역으로 예선서도 1위를 차지한 이준석 전 최고위원(41%)과 나경원 전 의원(29%), 주호영(15%)·홍문표(5%)·조경태(4%) 의원 5명이다. 초선 출마자로 주목받은 김웅·김은혜 의원은 윤영석 의원과 함께 예선을 넘지 못했다. 

윤 의원은 28일 컷오프 결과 발표 직후 입장을 내 "아쉽지만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대한민국 정치발전을 위해 항상 초심으로 정진하겠다"고 했다.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였다. 윤 의원은 예선에 앞서 발표된 다수 여론조사에서 좀체 상위권에 들지 못했다. 예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달리 '당심' 비중이 커 당원들 지지가 변수가 됐지만 이조차도 충분히 확보 못한 것으로 보인다. 

윤 의원과 함께 당대표 선거에 나섰던 조해진(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의 경우 여론조사 성적 등이 부진하자 후보 등록을 하루 앞둔 지난 21일 "부족함이 많았다"며 최고위원 선거로 목표를 수정한 바 있다.

이제 최대 관심은 예선은 물론 주요 여론조사에서 1위를 석권하며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의 최종 성적으로 모아지고 있다.

민심은 몰라도 당심은 중진 등에 비해 고전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이 전 최고위원은 예선에서 일반 국민 51%(1위)·당원 31%(2위)의 지지를 획득해 당심도 결코 열세가 아님을 입증했다.

나경원 전 의원(국민 26%·당원 32%)이 당원 조사는 앞섰지만 불과 1%p 차이였고 주호영(국민 9%·당원 20%)·조경태(국민 3%·당원 6%) 의원은 당 최대기반인 영남지역 5선이라는 명패가 무색한 초라한 성적에 그쳤다.

본선 구도도 이 전 최고위원에게 더 없이 좋은 상황이다. 그와 지지층이 겹치는 김웅·김은혜 의원이 예선에서 탈락해 사실상 '신진세력 단일화' 효과를 누리게 됐기 때문이다. 반대로 남은 4명의 중진 주자들은 서로 지지층이 겹치지 않는지, 어떻게 확장해나갈 것인지 치열한 수싸움을 벌여야 하는 처지가 됐다.

변수는 본선 방식과 중진 주자들의 합종연횡 가능성이다. 본선은 예선보다 당심 비중을 더 높여 대의원·책임당원 등 당원 투표 70%·일반 국민 여론조사 30% 비율로 치러진다. 앞서 예선 결과 정도면 이 전 최고위원의 기세는 꺾이지 않을 확률이 높지만, 아직 본투표까지 10여 일이나 남았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30대 당대표라는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당원들의 불안감이 커지거나 급격한 변화보다는 안정감이 우선이라는 기류가 확산되면 표심이 또 어디로 향할지 알 수 없다. 

중진들은 예의 "변화의 바람은 수용해야 하지만 기존 조직이나 시스템에 상처를 주거나 위험한 변화는 큰 선거를 앞두고 조심해야 한다"(28일 주호영), "정권교체를 위한 리더십은 변화만으로는 안 된다. 야권이 분열되면 질 수밖에 없다"(28일 나경원)고 이 전 최고위원의 '약한 고리'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이 전 최고위원의 당선이 가시화되면 나머지 주자들 간에 '반이준석 단일화'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지역 기반이나 성향 모든 면에서 공통점이 적은 4명의 중진이지만 이 전 최고위원의 급부상에는 이구동성 불편함을 숨기지 않아온 까닭이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런 전망에 "단일화한다고 해도 큰 변화는 없다"며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또 "나머지 후보들 선수를 더하면 거의 20선에 달하는데 그분들이 0선을 이겨보겠다고 단일화하려면 상당한 명분이 필요하다"며 "수십년 정치하면서 본인들이 확립한 노선과 철학이 맞아야 하는데 어렵다고 본다"고 현실성도 낮게 봤다. 

본선 진출자들은 6월 2일 경남·부산·울산지역을 포함한 전국 순회 합동연설회와 TV 토론회 등을 거쳐 9~10일 당원 투표·국민 여론조사를 통해 최종 승자를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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