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석 당대표 도전…김태호·조해진도 고심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퇴임 이후 본격화된 국민의힘 당권 경쟁에서 경남 출신 인사들이 얼마만한 존재감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월 중하순께로 예상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현재 자천타천 당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경남 인사는 현역인 윤영석(양산 갑)·김태호(산청·함양·거창·합천)·조해진(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 3명이다.

이 중 당대표 출마 의사를 분명하게 드러낸 인사는 윤영석 의원 1명이고, 김태호 의원은 당권과 대권, 조해진 의원은 당대표와 원내대표 출마 사이에서 고심 중이다.

50대 후반으로 같은 연령대인 세 의원은 나란히 경남 3선 의원으로서, 이번 전대에 나서면 두 번째 지도부 선거 도전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국민의힘 압승으로 끝난 4·7 재·보궐선거를 포함해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주요 현안에서 세 의원의 활약은 두드러졌다.

윤영석 의원은 재보선 시기 뜨거운 논란이 된 문재인 대통령 양산 사저 관련 의혹을 제기한 주역이었고, 김태호 의원은 경남을 대표해 부산시장 보선에 뛰어들어 박형준 현 시장 승리에 기여했다.

조해진 의원은 각종 방송 및 토론 프로그램 단골 출연자로서, 정치권 이슈에 거침없는 입심을 과시하며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논객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

윤영석 김태호 조해진 의원.
▲윤영석·김태호·조해진 의원.

당대표 선거는 그러나 만만치 않은 승부가 될 수밖에 없다. 당내 최다선(5선)인 주호영·정진석 의원을 비롯해 나경원 전 의원 등 중량감 있는 인사가 대거 후보군에 포함된 데다,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 보다 더 역량과 무게감을 갖춘 리더십을 세워야 한다는, 이를테면 김종인 전 위원장 재추대 등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당 안팎에서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윤영석·조해진 의원은 이에 혁신과 통합, 세대교체 등을 강조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으나 성과는 미지수다. 조 의원은 12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재보선 결과는 범야권의 승리지 국민의힘만의 승리라고 볼 수 없다. 자강이 국민의당과 약속한 합당과 범야권 대통합, 야권후보 단일화 작업을 부인하는 것이어서는 안된다"라며 전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혹평한 김종인 전 위원장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전 지도부 선거 성적표가 좋지 않은 것도 부담이다. 김태호 의원은 지난 2014년 전대에서 최고위원에 당선된 바 있으나 오래전 일이고, 윤영석·조해진 의원은 지난 2019년과 2020년 각각 최고위원·원내대표 경선에 나섰지만 나란히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윤 의원은 2019년 4명을 뽑는 최고위원 선거에서 11.5%를 득표해 총 8명의 후보 중 5위에 머물렀고, 조 의원은 지난해 총선 직후 애초 원내대표에 출마했다가 러닝메이트(정책위의장)를 못 구해 권영세 의원과 원내대표-정책위의장으로 짝을 이뤄 재도전했으나 총 84명의 의원 중 25표 획득에 그쳤다.

비록 부산시민에 한정한 여론조사지만, 지난달 19~20일 국제신문·리서치뷰가 진행한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윤 의원은 3.2%를 얻어 조사 대상(객관식) 7명 중 최하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1위는 주호영 의원(14.7%)이었고, 조경태(11.6%), 서병수(8.5%), 정진석(7.2%) 의원 등이 뒤를 이었다.

김태호 의원의 경우 대선주자로 언급될 만큼 무게감이나 인지도가 상당한 편이지만, 지난 2016년 당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최고위원으로서 소위 '막장 공천'에 연루되는 등 참신함이 떨어지는 게 약점이다.

김무성 전 의원은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20대 총선 당시 최고위 주류세력들은 청와대 입맛에 맞는 인물에게 공천을 주는 '하명 공천'이 이루어지도록 적극 나섰다"며 "총선 패배, 문재인 정권 탄생에 책임이 있는 당시 최고위원과 중진 의원 등은 불출마 선언을 하거나 당에서 공천 배제를 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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