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성산토성(경상남도 기념물 제293호)에서 가야만의 독특한 축성기법을 또다시 확인했다.

합천군은 5일 성산토성 7차 조사에서 신라, 백제와 확연히 구별되는 가야성 축성기법과 특징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0월 조사에서 토성과 석성이 혼재된 가야성의 구조를 확인한 이후 가야 시기 성곽의 특성을 재차 확인한 성과다.

발굴조사를 맡은 경남연구원에 따르면 성산토성은 서쪽의 경우 황강에 맞닿아 있어 천연성벽과 해자로 삼고 남쪽과 동쪽은 석성, 북쪽은 토성으로 축조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이번 발굴조사에서 북동쪽 구간 또한 석성으로 축조되어 있음이 밝혀졌다.

▲ 성산토성 북동쪽 구간 석성 외벽과 석성 아래 성토부.  /합천군
▲ 성산토성 북동쪽 구간 석성 외벽과 석성 아래 성토부. /합천군

동쪽 조사구간의 석성은 내벽과 외벽을 함께 쌓아 올린 협축식(夾築式)으로 너비는 6m, 잔존 높이는 1.8m 정도이다. 석재 가공과 면석의 형태, 돌을 쌓는 기법, 출토 유물 등에서 가야 시기 성곽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기저부(성벽의 몸체부분 아래의 기초시설)는 토성과 같은 형태로 조성한 축성기술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특히, 석성 아래의 기저부를 성토(흙을 켜켜이 다져 쌓는 기술)할 때, 나무 기둥인 목주를 박아 몸체가 견고해질 수 있도록 했고, 흙과 돌로 둔덕인 토제(土堤)를 만든 후, 내측으로 흙을 역경사지게 쌓는 가야의 독특한 축성기법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북동쪽 구간 석성은 기존에 조사되었던 북서쪽 구간 토성에 사용된 석심 축조기술이 6m 너비의 석축성벽으로 대체되고, 성산토성의 동쪽과 남쪽으로 갈수록 더욱 뚜렷하게 토성에서 석성으로 전환되어 축조되는 매우 희귀한 사례에 해당한다.

군 관계자는 "성산토성에 대한 학술발굴조사는 '가야 문화권 조사연구 및 정비사업'의 하나로 도의 지원을 받아 진행하고 있다"며 "이번 조사로 성산토성의 사적지정 가치와 당위성을 확인한 만큼 성산토성이 조속히 국가사적으로 승격될 수 있도록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성산토성은 고대 주요 교통로인 황강의 물줄기를 이용할 수 있는 황강변의 독립 구릉에 조성되어 있으며, 인접한 옥전고분군과 함께 가야시대 사람들의 생활상과 정치발전 및 전개, 가야의 고대 토목기법을 밝힐 수 있는 중요 유적으로 축조시기는 5세기 말에서 6세기 초로 파악되고 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