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반대시위 지지 호소 "19세 소녀 등 청년들 쓰러져...아시아 민주주의 지켜달라"

조모아(49) 한국-미얀마 연대 대표는 미얀마 시민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그는 군부 쿠데타 이전 미얀마 집권당이었던 민주주의민족동맹(NLD) 한국지부 부총무 출신이다. 현재 한국에서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 연대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다음은 그와 일문일답.

-군부가 시위대를 무차별 학살하고 있다. 두렵지 않은지?

"한번 망고 맛을 본 사람들은 절대 그 맛을 잊을 수 없다. 미얀마 시민은 이미 2015년에 민주화를 만끽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인데, 다시 군부독재를 받아들이는 것은 독이 든 과일을 먹는 일과 같다. 미얀마 시민들은 절대로 군부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민 아웅 훌라잉 군 최고사령관은 한국의 전두환처럼, 재판에 보내야 한다."

▲ 4일 경남도청 앞에서 열린 미얀마 민주주의 회복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한 조모아 한-미얀마 연대 대표.  /이창우 기자
▲ 4일 경남도청 앞에서 열린 미얀마 민주주의 회복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한 조모아 한-미얀마 연대 대표. /이창우 기자

-3일 만달레이에서 있었던 시위에서 한 19세 소녀가 총탄에 스러져 새로운 저항의 상징이 되고 있다. 그녀 아버지가 딸이 시위에 나서기 전 빨간 리본을 매주는 사진을 봤다. 무슨 뜻인가?

"민주주의민족동맹당 상징색으로, 그들에게 지지를 보내는 미얀마 시민의 표현이다. 이번에 사망한 소녀 이름은 치알 신(영어 이름 에인절)으로 사진에 나온 아버지에게 하나밖에 없는 딸이다. 태권도 교사였고, 케이팝(K-POP)을 사랑하는 평범한 소녀였다. 아버지는 딸이 무사하기를 바라면서도, 정의로운 시위에 나서는 딸에게 용기를 주고 싶었던 것 같다. 마음이 아프다. 이 친구는 나중에 대통령이 되었을지도 모를 청년이었다. 그런 청년들이 지금 쓰러져 가고 있다."

▲ 지난 3일 미얀마 군부 쿠데타 반대 시위에서 군경의 총격에 사망한 19세 여성 치알 신.  /트위터 @PatriciaSSNaing 갈무리
▲ 지난 3일 미얀마 군부 쿠데타 반대 시위에서 군경의 총격에 사망한 19세 여성 치알 신. /트위터 @PatriciaSSNaing 갈무리

-한국에 특별한 지지를 호소하는 이유가 있다면?

"현재 국제사회가 지지를 보내고 있지만, 아시아에서 한국이 가지는 의미는 특별하다. 군부의 뒷배로 의심받는 중국은 말할 것도 없고, 일본은 미얀마 군부와 시민단체 양쪽에 발을 걸치고 있다. 타이·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인접국가는 독재정권이 들어서 있어 미얀마 민주화 열기가 자국으로 뻗칠까 봐 두려워하고 있다. 한국은 다르다. 몇 번이나 독재정권을 몰아낸 경험이 있고,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세계적인 선진국으로 발돋움했다. 적극적으로 도와준다면, 인권과 민주주의 차원에서 미얀마 국민에게 가장 힘이 될 나라다. 한국은 지금 아시아 민주주의와 인권·평화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언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한국 정부와 한국인들이 더 많은 관심을 두고, 국제사회에 발언을 이어나가 주었으면 한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