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속 성장·배움 강조
다양한 연령층 팬에 감사
자기만족 넘은 소통 바라
지역음악인 책임감 느껴

헤비메탈. 누군가에는 향수를 또 누군가에는 다양성을 선물한 가수 정홍일(45). 이름이 알려지니 만나기 어려워졌다. 지난 8일 JTBC <싱어게인> 준우승 이후 그렇다. 뉴스·라디오·예능 찾는 곳이 많아 일정도 빡빡하다. 정홍일은 마산에서 태어나고 창원·김해를 주 무대로 활동했다. 그를 처음 소개한 지난 2018년 <경남도민일보> 인터뷰 기사도 역주행하고 있다. 정홍일의 부활이다. 의리 때문인지 바쁜 와중에도 그는 흔쾌히 인터뷰에 응했다. 얼굴을 마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메일을 주고받았다. 다음은 정홍일과 일문일답.

 

▲ JTBC 오디션 프로그램 <싱어게인>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정통 헤비메탈 가수 정홍일 씨.  /음악이 주는 선물
▲ JTBC 오디션 프로그램 <싱어게인>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정통 헤비메탈 가수 정홍일 씨. /음악이 주는 선물

-무명을 떨치고 유명해졌다. 하루가 다르게 실감하고 있을 텐데. 어떤가?

"유명세라는 단어 자체가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유명하다는 말과 조금 알려졌다는 말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유명세라는 것은 영원하지 않다. 유명세보다는 많이 알려졌다는 단어를 쓰고 싶고 그 느낌을 받았던 것이 뉴스룸에서였다. 조금 더 알려졌다는 점에서 여러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초심을 잃지 않고자 늘 되새김을 하고 있다."

-정홍일에게 헤비메탈이란?

"나의 뿌리이다."

-헤비메탈을 수면에 끌어올리고자 오디션에 출연했다고 들었다. 고민의 시간에 어떤 면에 집중했나?

"어떤 곳이든 나를 소개할 때마다 록 보컬리스트 정홍일이라고 해왔다. 내 음악의 뿌리가 되는 록을 대중적인 이미지와 잘 섞어서 내 목소리로 표현하고 싶었고, 또 대중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그런 고민을 해왔고 공연을 통해 그런 모습들을 드러내고 있긴 했다. 경연이다 보니 좀 더 집중해서 대중들이 원하고 심사위원들이 원했던 모습으로 다듬어 좀 더 정홍일다운 모습으로 보이고자 노력했다."

-마산과 김해라는 지역명도 널리 알렸다.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는데 어려운 점은 없었나? 기억에 남는 순간을 얘기해도 좋다.

"지역에서 음악 활동을 하기란 만만치 않다. 어렵다고 생각하면 한없이 어렵고 고되겠지만, 그것보다는 내 가치와 쓰임새 그리고 그것들이 잘 활용되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늘 가지고 활동해왔다. 콜라보레이션의 의미를 잘 살리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예술 행위 자체의 대중성을 위해서는 전문적인 기획자들과의 교류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대중에게 다가가고 소통하기를 바라왔다. 대중성이 없는 자기만족의 예술 행위를 넘어 다른 사람들에게도 공감이 되고 공유가 되는 일로 만들어 가는 행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왔다. 책임감도 느끼고 있기 때문에 만만치 않은 지역의 활동이지만 소신껏 해왔다."

▲ JTBC 오디션 프로그램 <싱어게인>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정통 헤비메탈 가수 정홍일 씨.  /음악이 주는 선물
▲ JTBC 오디션 프로그램 <싱어게인>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정통 헤비메탈 가수 정홍일 씨. /음악이 주는 선물

-경남음악창작소를 알게 된 계기는? 어떤 점에서 가장 도움을 받았나?

"지역의 기획자들, 문화활동가, 아티스트들과 많은 소통을 하고 있고 관심이 많다. 경남음악창작소가 김해에 터전을 잡게 된다고 할 때부터 알고 있었고, 많은 관심과 기대를 하고 있었다. 알려진 대로 2020년 경남음악창작소 음반 지원사업을 통해 첫 솔로 EP를 냈고, 음반을 만들어 가는 거의 모든 과정에서 큰 도움을 받았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무대가 있나? 혹시 경남에서 특별히 꾸미고 싶은 무대나 구상은?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아티스트와 교류할 수 있는 무대를 꿈꾼다."

-기억에 남는 팬이나 응원의 메시지가 있다면 소개 부탁한다.

"유튜브와 SNS를 통해 많은 팬분이 관심과 응원을 받고 있다. 얼마 전에는 레드원이라는 팬카페가 생기기도 했다. 팬카페 회원은 '홍아리'라고 부른다. 팬 연령층이 꼬마부터 70대 어르신까지 아주 넓다. 스스로도 놀라고 있다. 짧은 기간 안에 많은 분이 성원해 주셨고, 응원과 격려를 보내는 표현들 역시 아주 다양하다. 그래서 어느 분 하나 특별하지 않은 분이 없고, 뭐라 말로 표현하기가 부족할 만큼 감사한 마음이 크다."

-무명 가수 또는 헤비메탈 음악을 하는 이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은?

"무명의 가수, 헤비메탈을 하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다기보다는 지금을 살아가는 아티스트에게 전하고 싶다. 오래전부터 꿈꾸고 있었던 것이 솔로 앨범을 발매하는 것이었고, 그 후로 25년이 지난 지금 이뤄냈다. 오랜 시간 음악을 해오며 또 다른 많은 꿈도 생겼고, 첫 꿈을 이뤄냈기에 다른 꿈들에도 도전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목표가 꿈이 되고, 꿈이 이루어지면서 또는 실패할지라도,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우면서 성장한다. 아직도 꿈을 꾸고 있다. 그래서 더 많은 것을 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해볼 것이 너무나 많아서 꿈을 꾸며 도전을 해보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10년 뒤 정홍일은 어떤 일을 하고 있을 것 같나?

"또 다른 꿈을 꾸며 그것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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