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배 면적 축소·생산량↓
가격 상승 탓 수입 급증
내달 봄 출하시기 맞물려
농민들 가격 폭락 우려 커

양파값이 급등하면서 수입 물량이 6.7배나 증가하자 주산지인 경남지역 농가들은 봄철 출하기 가격 폭락, 외국산 국내시장 잠식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가격 동향을 보면 2월 셋째 주 전국 양파(1㎏) 평균 소매가는 3334원으로 평년(2077원)보다 60.51%(1257원)나 높다. 한 달 전 3106원에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경남지역 양파 소매가도 마찬가지다. 경남도 물가 동향을 보면 2월 셋째 주 경남 양파(1㎏) 평균 소매가는 3571원이다. 1월 셋째 주(3395원)보다 소폭 올랐다.

aT는 양파가 수급조절 지침상 '상승심각'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양파 생산량이 저조한 탓이다. 2019년 생산량은 159만 4450t이었는데 지난해에는 26% 감소한 116만 8227t에 그쳤다.

aT 관계자는 생산량 급감에 대해 "기상 여건이 좋아 양파 작황이 좋았음에도 2019년 가격 폭락 탓에 농가들이 재배작물을 변경했거나 면적을 줄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aT는 저장한 양파의 품질 저하, 산지 물량 부족으로 3월 상순까지 가격 강세를 전망했다. 3월 하순부터 햇양파가 출하되면 가격이 안정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생산량은 평년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aT가 추정한 올해 생산량은 평년(132만 1000t) 대비 10% 감소한 120만 5000t이다.

양파가격이 급등하자 수입량도 따라서 급증했다. aT는 지난 17일 기준 양파 수입 물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3000t)의 6.7배 수준인 2만t 내외라고 밝혔다.

aT 관계자는 "설 연휴 시기 수요 증가와 올해 생산량 감소 등으로 양파 가격이 올라 수입 물량도 늘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 23일 창원시 한 마트에서 양파를 판매하고 있다. /안지산 기자
▲ 23일 창원시 한 마트에서 양파를 판매하고 있다. /안지산 기자

지난해 기준 전국 양파 생산량(116만 8227t)의 21.2%(24만 8082t)를 생산한 도내 양파 농가는 수입 물량이 급증하자 출하 시기와 맞물려 가격 급락 등을 걱정하고 있다.

권상재 경남양파생산자협회 지부장은 급증한 수입 물량을 비축하지 않고 가격 안정을 위해 당장 시장에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 지부장은 "조생종이 본격 출하하는 3∼4월께 수입 물량까지 겹치면 가격 급락은 물론 국내 물량을 다 소화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외국산이 주류가 돼 국내시장을 잠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가격이 폭락하면 재배면적이 줄어들 것이고, 외국산이 시장을 차지한다는 뜻이다.

권 지부장은 정부에서 수입 물량 감독을 철저히 해 국내 농가 소득 보장과 함께 국산 농산물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지부장은 "양파 농가는 매년 가격 널뛰기 속에서 최저생산비도 건지지 못하는 등 손해를 본다"며 "고소득은 바라지도 않으니 정부는 최저생산비를 지킬 수 있는 적정선에서 가격을 보장하는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햇양파가 본격적으로 출하하는 시기까지 양파 원산지 특별단속을 시행한다. 뿌리가 있는 외국산 양파를 국산 망으로 바꾸는 '망갈이'나 식자재용으로 납품하는 깐 양파의 원산지를 거짓 표시하는 행위 등이 중점 단속 대상이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