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연 나노바이오융합연구실, 땀 속 성분 검출 센서 개발
부착제 형태로 제작·저렴해…운동선수 도핑테스트 등 활용

국내 연구진이 1분 이내에 마약이나 금지약물 복용 여부를 알아낼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재료연구원 나노바이오융합연구실 정호상 박사 연구팀은 신체에 착용 가능한 유연 소재에 약물의 광신호를 증폭시키는 나노소재를 적용, 땀 속 금지약물을 검출할 수 있는 웨어러블 센서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기술은 패치 형태로 제작할 수 있고, 생산가격도 개당 500원에 불과해 선수들의 도핑테스트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전망이다.

기존의 마약 검출 과정은 모발, 혈액, 소변 등의 검체에서 의심되는 마약 성분을 추출하고, 이를 가스/액체크로마토그래피-질량분석 과정을 통해 약물을 분석하는 복잡한 방법이 사용된다. 검사 기간이 길고 실험실 단위의 큰 장비가 소요되며 숙련된 검사자가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 한국재료연구원이 개발한 웨어러블 센서를 연구진이 부착하고 있다. /한국재료연구원
▲ 한국재료연구원이 개발한 웨어러블 센서를 연구진이 부착하고 있다. /한국재료연구원

운동선수 도핑테스트도 혈액과 소변을 채취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혈액 채취가 운동 경기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우려로 기피되는 편이고, 소변은 검사자가 선수의 배뇨과정을 지켜봐야 해 인권문제 발생 소지도 있다. 올림픽과 같은 대형 스포츠 행사는 참가자 전수조사가 어려운 단점도 존재한다.

연구팀은 인체 침습성이 없고 인권 문제에 비교적 자유로운 '땀'에 집중했다.

땀은 배출량이 적어 화학물질의 라만 신호를 1000배 이상 증폭할 수 있는 '표면증강 라만산란' 기술을 활용했다. 라만산란 신호는 분자의 고유 신호를 포함하고 있어 어떠한 약물이 배출되어도 직관적인 성분 식별이 가능하다.

이와 동시에 연구팀은 누에고치로부터 천연 단백질인 실크 피브로인(Silk fibroin)을 정제해 이를 160㎚(나노미터) 두께의 필름 형태로 제작했다. 실크 피브로인 필름 위에 약물의 라만신호를 증폭할 수 있는 은 나노선을 250㎚ 두께로 형성해 피부에 부착할 수 있는 의료용 패치를 제작했다.

연구책임자인 정호상 선임연구원은 "이번 기술을 상용화하면 마약과 금지약물 복용 여부 판단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고, 윤리적 문제없이 약물 검출이 가능하게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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