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진주시 공무원노조(이하 공노조)와 고성군 공노조가 각각 견해를 밝혔다.

진주 공노조는 '코로나19 방역에 고군분투하고 있는 공무원을 정치에 이용하지 말 것을 요구한다'라는 성명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고성 공노조는 '보건소장 생일 축하 모임 관련 진상조사 및 노동조합 입장'이라는 글을 역시 홈페이지에 올렸다.

원래 '노동조합'은 조합원을 보호함으로써 단결할 근거를 확보하고, 그 단결을 바탕삼아 사용자에 맞설 힘을 얻는다. 단지 시민의 이해와 눈높이에 맞지 않는 결정으로 싸움에 나선다면 백전 필패다. 우리 노동운동 역사가 증명한다.

두 '공노조'는 조합원을 위축시킬 수 있는 외부의 '어떤' 영향력에 반발했다는 점에서 일견 수긍할 수 있다. 하지만, 두 공노조가 취한 결론은 확연하게 달랐다.

'고성군 보건소장 생일파티' 사진이 논란이 되자 고성 공노조는 즉각 대응했다. 현장에 있었던 조합원을 면담하는 등 상황 파악을 한 뒤 공식 입장을 냈다. '있을 수도 있는 일이기는 하지만, 코로나19라는 상황에서 적절한 처신은 아니었다'라는 취지였다. 사진 노출 자체가 '정치적 악용'이라고 의심하기에 충분했지만, 내부를 추스르는 데 먼저 힘을 쏟았다.

진주 공노조는 시의회에서 서은애 의원이 한 5분 자유발언을 문제 삼으면서 '공무원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서 의원의 발언이 왜 정치적인지, 서 의원이 인용한 SNS 글이 진실인지 허위인지 살펴보기 전, 이통장 연수를 추진한 조합원의 의견을 들어나 봤는지는 성명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저 '주장'만 내세움으로써 스스로 '정치적' 논평을 낸 꼴이 됐다.

그리고 22일 문제의 사건이 드러났다. 진주시의 공무원과 민간인 등 '6'명이, 심지어 '관외'로 나가 '함께' 식사를 해 방역수칙을 어겼다. 이 일로 공무원 3명이 직위해제됐고 시장이 사과했는데도 진주시 공노조는 아직 처지를 밝히지 않고 있다.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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