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 파행·노래방 사건에 의원들 폭발
정상 의회 바라는 시민에게 의장 답해야

지난 연말 진주시의회가 파행으로 끝나면서 비난이 쏟아지는 가운데 의장과 부의장 불신임안이 제출됐다.

지난 4일 더불어민주당과 진보당 소속 의원 9명이 226회 진주시의회 임시회 소집을 요청했다. 애초 없던 일정으로 연초부터 의회를 열겠다는 것이다.

이들은 임시회에 이상영 진주시의회 의장, 박금자 부의장 불신임안과 진주시 채용비리의혹 행정사무조사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또 지난 연말 225회 정례회 때 안건으로 올랐다가 다루지 못한 경상남도 인재개발원 이전반대 결의안과 시정질문 4건도 함께 다루겠다는 입장이다.

의장 불신임안의 요지는 지난달 17일 정례회 본회의에서 의장이 채용의혹 특위안의 상정을 거부하고 상정된 의안을 고의적으로 파기한 점, 독단적으로 회의를 속개하고 2021년 당초예산안을 날치기 통과시킨 점, 본회의장에 의안으로 상정된 결의문과 시정질문 등을 일방적으로 중단하고 정회한 후 자동 산회하게 한 점 등을 들었다. 부의장 불신임안에는 채용의혹 행정사무조사 특위 발의를 고의로 막은 점 등을 들었다.

이들은 "의장과 부의장이 상식과 도를 벗어난 행위를 거침없이 자행하고 의회운영 파행에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불신임안과 채용비리 행정사무조사안을 제출했지만 그동안의 형태로 보면 수적으로 밀리는 민주·진보당에서 이기기는 어려운 싸움이다. 그런데도 굳이 불신임안을 제출한 이유는 뭘까? 아마 그동안 이 의장에게 쌓인 불만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이 의장은 애초 민주당으로 당선됐지만 그동안의 행보는 민주당과 어울리지 않았다. 전반기 의장 선거 때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여 동료 의원들의 애를 태웠으며 시내버스 증차 예산 문제로 민주당과 미래통합당(국민의힘)이 대립할 때 예결위를 거부하고 기권표를 던지는 등 사사건건 민주당과 반대되는 행동을 하다가 결국 민주당을 탈당했다. 이 의장은 후반기 의장 선거를 앞두고 통합당에 입당했고, 의장에 당선됐다.

그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등은 속만 태웠는데 최근의 두 사건으로 말미암아 결국 폭발했다. 하나는 의회를 난장판으로 만든 사건이다. 의안 상정을 두고 의장석에서 의원들끼리 몸싸움이 있었고 이 모습은 생중계됐다. 의장은 예산안만 통과시키고 정회한 뒤 의장실 문을 잠그고 자정까지 나오지 않아 회기가 자동산회하고 말았다. 또 하나는 노래방 사건이다. 본인은 억울하겠지만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시민을 생각한다면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앞에서도 밝힌 것처럼 불신임안이 통과되기 어려울 것이고 상처만 남을 것이다. 또한 의장과 민주·진보당 의원 간의 사이도 회복하기 힘든 상태가 될 것이다. 문제는 그들을 뽑은 시민들은 의회 운영이 정상적이고, 더는 의회가 부끄러운 존재가 되지 않아야 한다고 바란다는 것이다. 욕을 먹으면서까지 당을 옮긴 의장이 이제는 대답을 할 차례이다. 행동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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