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확진자 여파 양산까지
감염 경로 경·부·울 넘나들어
확진 늘면서 역학조사도 한계
방역 당국 효과적 대응 난항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감염 경로 역시 얽히고설킨 양상을 띠며 방역 당국이 효과적인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양산지역에는 확진자가 잇달아 발생한 데 이어 울산지역 확진자인 중학교 교사로 말미암아 해당 학교 교직원·학생을 전수검사하는 등 코로나19 확산 추세가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였다. 그런데 얼핏 전혀 달라 보이는 감염 경로가 서울 강서구 댄스교습소(에어로빅 학원)와 관련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부산·울산 등 인근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코로나19 전파 상황에 더 큰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29일 확진 판정을 받은 교사는 울산 198번으로, 함께 사는 부모인 울산 196·197번으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울산 196·197번은 지난달 19일 부산에서 가족 모임을 했는데 이때 만난 서울 강서구 확진자 접촉자인 광진구 173·176번으로부터 전파됐다. 또한, 이때 광진구 확진자와 가족 모임을 함께한 부산 786번은 부산 사상구 교회 집단감염 전파자로 1일 현재 29명이 추가 확진됐다.

서울발 확산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달 30일 확진 판정을 받은 양산 36번(경남 627번)은 18·22일 두 차례 친척인 광진구 176번과 만난 것으로 파악됐다. 양산 36번은 지난달 22일 동호회 모임에서 울산 208번을 만났으며, 이어 아내(울산 209번)와 손자(울산 212번)까지 양성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달 24일 양산 36번과 식사를 한 양산 37번(경남 634번)이 1일 확진 판정을 받고 다음 날인 2일 가족 5명(양산 38번·경남 643번, 양산 39번·경남 644번, 양산 41번·경남 646번, 양산 42번·경남 647번, 양산 43번·경남 648번) 역시 양성으로 드러나는 등 여파가 이어졌다.

특히, 초등학생인 양산 42번 확진자가 지난달 30일까지 등교한 것으로 확인돼 방역 당국이 해당 학교 접촉 학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검사에 들어가는 등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검사가 계속 이뤄지고 있어 또 다른 연쇄 감염이 일어날 가능성도 남았다.

이 밖에도 2일 추가된 경남 645번(양산 40번) 역시 서울 강서구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추정되는 부산 841번으로부터 감염돼 결국 서울에서 시작한 코로나19 확산이 부울경 전체 지역에 영향을 미친 셈이다.

특히, 지리적으로 부산·울산·경남 한가운데 있는 양산은 신도시 조성 등으로 젊은 유입인구가 많고 이동도 잦은 편이다. 그런데도 그동안 신천지 사태, 광복절 집회 등 외부 변수가 생길 때마다 산발적인 확진자가 나왔지만, 지역 내 전파가 없어 방역에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생활권이 다른 양산 동·서부지역에서 동시에 발생한 확진자 간 연관성을 방역 당국이 뒤늦게 파악하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울산 확진자인 교사와 서부지역 36번 확진자가 사실상 같은 감염 경로에서 나왔고 추가 확산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지역 특성을 고려한 대응체계와 투명하고 발 빠른 정보 공개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지역사회에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부울경지역을 넘나드는 감염 경로 탓에 방역 당국 대응도 한계를 보이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확진자가 쏟아지자 가뜩이나 부족한 인력에 역학조사에 걸리는 시간도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또 다른 접촉자 파악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악순환을 되풀이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비단 양산뿐만 아니라 경남 다른 시군 역시 다르지 않다.

앞서 코로나19 확산은 특정 지역·집단이나 다중이용시설 등을 중심으로 불특정 다수가 접촉해 대규모 감염 사태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았다.

반면, 최근 추세는 가족·지인 등 소규모 모임이 대규모 감염으로 이어지는 일종의 매개체 역할을 하는 양상이 두드러진다. '잘 아는 사람은 문제없겠지?'라는 안이한 생각이 의도하지 않은 피해로 이어지는 것이다. 경남도가 지난 1일부터 내년 1월 15일까지 '연말연시 모임 멈춤 기간'으로 지정하고 모든 공적·사적 모임과 행사 자제를 권고하고 나선 것 역시 이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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