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코로나 확산세 지속에
골목상권·여행사 깊은 한숨
"매출 급감 우려 잠도 못 자"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1.5단계로 격상되면서 창원지역 골목상권이 수심에 잠겼다.

8월 재확산에 따른 상권 침체에서 회복 국면으로 접어들었는데 11월 들어 다시 창원시, 하동군, 사천시를 중심으로 지역감염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확산세 차단을 위해 방역당국은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를 다시 격상하고 있어 골목상권에 비상이 걸렸다.

전국 소상공인 사업장의 카드 매출을 분석한 한국신용데이터의 경남지역 매출을 보면 코로나19 감염이 시작한 2~4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에서 최고 31%까지 하락했었다. 긴급재난지원금이 풀리자 5월 중순부터 6월 말까지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녹아 상권에 훈풍이 불기도 했다. 그러나 8월 재확산 여파로 9월 초에는 매출이 20%까지 떨어졌다. 이후 추석 연휴를 지나 10% 초반대로 회복했지만 11월 재확산으로 다시 큰 폭의 매출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 5월 창원시 의창구에 호프집을 개업한 ㄱ 씨는 "보통 개점하면 개점 효과로 지역 주민이 찾아온다고들 하는데 저는 코로나19가 확산한 시기에 개점한지라 그런 상황도 없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에서 겪었던 매출 급감을 다시 겪게 될까 두렵다"고 말했다.

창원시 의창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ㄴ 씨 처지도 마찬가지다. "상가를 돌아보면 알겠지만 지금 빈 상가가 군데군데 보인다. 상가를 나가는 사람은 있어도 들어오는 사람은 없다"며 "코로나19가 2차 확산한 8월에 매출이 30% 감소했었다. 지금 그 악몽이 다시 재현될까 두렵고 걱정에 잠조차 제대로 잘 수 없다"고 말했다.

▲ 23일 오전 창원시 한 전통시장. 인적 없이 휑한 모습이다.  /안지산 기자
▲ 23일 오전 창원시 한 전통시장. 인적 없이 휑한 모습이다. /안지산 기자

마산어시장을 찾던 발길도 다시 끊겼다. 이달 2~15일까지 '전통시장 온누리 상품권 보상환급 행사'로 어시장을 찾는 소비자가 늘었지만 행사가 끝난 데다 코로나19 지역감염 확산 탓이다.

심명섭 상인회장은 "상인들은 입을 모아 버텨야 한다며 서로 다독이고 있다. 시장을 찾는 소비자께서 안전하고 즐겁게 장을 보고,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방역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시는 지난 20일부터 내달 3일까지 2주 동안 사회적 거리 두기를 1.5단계로 높였다. 방역 수칙을 지켜야 하는 식당·카페 규모는 150㎡에서 50㎡ 이상으로 확대됐다. 결혼식장, 장례식장, 목욕업, 영화관, 공연장, PC방 등은 시설 면적당 인원이 제한되거나 띄워 앉기 수칙을 지켜야 한다.

정부 숙박·여행 할인쿠폰 등으로 모처럼 훈풍이 부나 싶었던 여행업계에도 칼바람이 불었다. 24일부터 수도권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실행에 맞춰 정부는 경제 활성화를 위한 숙박·여행 할인쿠폰 사업을 중단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외식·농촌여행 할인 지원을 중단했다.

정부는 지난 8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중단한 숙박·여행 할인쿠폰 사업을 지난달 30일 재개했었다. 여행 할인쿠폰 사업은 여행상품 예약 때 30%(최대 6만 원)를 깎아주는 것으로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3일까지 여행 할인쿠폰은 2만 장 발급됐다.

창원시 성산구에서 작은 국내여행전문업체를 운영하는 ㄷ 씨는 "이번 주 예약 건을 마지막으로 예약 문의조차 없고, 일부 예약도 취소됐다. 추석 성공 방역 이후 정부 여행 지원사업으로 다시 여행업도 활기를 찾을까 하는 기대를 걸었는데 속이 쓰리다"고 말했다. 이 업주는 "방역을 위해 다시 무기한 휴업에 들어가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며 씁쓸해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를 시행하는 하동군처럼 창원시도 확진자가 계속 발생해 격상되는 것은 아닌지 소상공인들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창원시 소상공인(2018년 기준)은 13만 7027명이다. 창원시 인구의 12.81%에 이르는 수치다.

경남도는 코로나19 확진자 추이를 보며 나머지 16개 시·군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1.5단계 상향할지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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