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 올해 1월비 58.8% 감소
전세가 김해 4.9%·창원 3.6%↑
30대 중심 매매로 수요 전환

경남에서도 전세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전세 물건이 적으니 전세가도 오르고 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산호동 한 아파트에 사는 신혼부부 서모(34) 씨는 전세 계약 기간이 7개월 남았지만 벌써 마음이 조급하다고 했다. 주변 친구·지인 등으로부터 요즘 전세 구하기가 어렵다는 말을 적지 않게 들어서다.

서 씨는 "집주인이 집을 팔려고 내놔서 전세 갱신은 어렵다고 보는데, 같은 아파트에 전세로 살던 지인이 계약 만료 후 어렵게 집을 구해 이사한 경험을 듣고 나서 미리 알아보고 있다"며 "부동산중개소에 알아보니 살고 있는 아파트와 주변에 전세는 아예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마산회원구 구암동 아파트에 사는 이모(31) 씨도 전세 기간이 1년 5개월이나 남았지만, 집주인이 집을 팔려고 해서 틈틈이 다른 아파트 전세가를 알아보고 있다. 이 씨는 "빚을 좀 더 내서라도 아예 집을 사버릴까 고민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기업 ㈜아실에 따르면 21일 기준 도내 아파트 전세 물건 수는 2171개로, 올 1월 6일(5268개)과 비교하면 58.8% 감소했다. 10개월 새 3097개가 줄어든 것이다.

도내 전세 물건 감소는 창원(-1487개) 지역이 압도적이다. 구별로 의창구(-763개)·성산구(-424개)·마산회원구(-171개)·진해구(-129개) 순이다. 같은 기간 마산합포구는 90개에서 168개로 늘었는데, 이는 월영동 마린애시앙 분양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월영동에만 102개 전세 매물이 나와 있다.

같은 기간 양산(-803개), 김해(-601개), 진주(-184개), 거제(-136개) 등 도내 다른 지역도 전세 물건이 줄고 있다.

올해 9월 기준 창원시 아파트 평균 전세가는 1월보다 3.6% 올랐다. 양산(2.4%), 김해(4.9%), 진주(2.2%), 거제(0.9%) 등도 상승세다. 이는 한국감정원 표본 조사 평균치로, 신혼부부 등이 선호하는 아파트만 보면 전세가는 더 많이 올랐다고 봐야 한다.

전세 구하기도 어렵고 전세가가 오르면서 아예 집을 사버리는 젊은 층도 늘고 있다.

올해 1∼9월 경남지역에서 집을 산 30대는 9686명으로, 지난해 전체(9398명)보다 많다. 특히 8월에는 집을 산 30대(1050명)가 40대(1010명)·50대(952명)를 앞질렀다. 30대가 매매한 집의 89.9%(8717명)는 아파트다.

공인중개사들도 전세물건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 한 공인중개사는 "롯데캐슬더퍼스트 아파트는 지난 7∼9월 세입자들이 대부분 갱신해서 지금 아예 전세 물건이 없다. 전세 예약을 걸어둔 분들이 많다"며 "신혼부부 등이 선호하는 신축 아파트는 처음 분양할 때 전세가가 제일 싼데, 창원에서는 내년까지 신규 입주 물량이 거의 없어 당분간 전세가는 오를 것 같다"고 말했다.

김해 한 공인중개사도 "올 전세는 거의 없다. 전·월세로 바뀌는 추세인데, 임차인은 부담된다며 꺼린다"며 "임대차 3법 등에 따라 미리 계약을 갱신한 임차인도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양산 한 공인중개사는 "수요가 큰 물금신도시 쪽에는 전세가 거의 없다. 웅상 쪽에는 집이 빈 곳도 있는데, 수요가 없다"며 "그나마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은 집을 사는데, 그러다 보니 매매가가 오르고 전세가도 오르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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