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간가공 작업 인공지능 접목
대우조선해양 업계 최초 개발
제품 균일화·노동자 건강 보호

대우조선해양은 작업 환경을 개선하면서 표준화된 자료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경험이 적은 작업자도 고품질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인공지능형 열간가공 로봇 '곡누리'를 개발했다.

국내외 조선업계에서 열간가공 작업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로봇 시스템을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열간가공은 금속에 재결정 온도 이상으로 열을 가해 가공하는 방법이다. 대우조선에 따르면 곡누리는 기존 작업자 노하우와 실적을 데이터로 저장·활용하면서 작업 내용을 표준화해 높은 품질을 유지하는 데 이바지한다. 또 축적된 데이터를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다른 선박 건조 작업에도 활용할 수 있어 쓸수록 똑똑해지는 지능형 로봇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동안 소음과 근골격계 질환 등에 노출됐던 작업자 근무 환경도 눈에 띄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비숙련자도 2~3일의 간단한 교육을 거쳐 로봇을 작업에 활용할 수 있다.

▲ 대우조선해양이 개발한 인공지능 열간가공 로봇 '곡누리'.  /대우조선해양
▲ 대우조선해양이 개발한 인공지능 열간가공 로봇 '곡누리'. /대우조선해양

선박 선체는 앞뒤가 복잡한 곡면으로 이뤄져 있다. 최대 두께 70㎜에 이르는 단단한 철판을 곡면으로 만들려면 냉간가공과 열간가공 공정을 거친다. 냉간가공은 상온에서 압축 롤러나 프레스 등으로 철판을 곡면으로 만든다. 열간가공에서는 800℃가 넘는 고온으로 철판을 가열한 뒤 급속히 냉각시키는 곡면 성형 공법이 쓰인다.

열간가공은 냉간가공보다 곡면을 제작하는 데 힘이 덜 들지만, 철판을 균일하게 가열하기 어려워 숙련된 작업자의 경험에 주로 의존했다. 특히 이 작업은 고온과 고소음 환경에서 장시간 고정된 자세로 작업해야 하는 등 신체 부담이 커 작업 환경 개선이 필요한 대표적인 직무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대우조선은 3년 전 이 로봇 시스템 개발에 착수해 지난달 내부 시연회를 거쳐 현재 옥포조선소 내 가공 공장에 실제 적용하고 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자동화 시스템 구축으로 작업 환경을 개선하면서 동시에 생산성 향상도 기대된다"며 "설계 데이터와 연계해 냉간가공 작업에도 적용할 수 있는 장비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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