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양옥마을·애양골 등 남강댐 수문 개방에 피해
주민들 집 밖 생활 한 달째, 보상 미미…정신적 고통도

남강댐 사천만 쪽 수문 인근에 있는 진주시 내동면 양동마을은 지난달 폭우로 남강댐에서 한꺼번에 많은 물을 들이쳐 침수피해를 당한 곳이다.

당시 남강댐은 사천만 쪽 수문으로 초당 5400t을 방류했는데 이는 지난 2002년 태풍 루사 이후 처음이다. 이 때문에 남강댐과 연결된 가화천이 범람하면서 이 마을(애양골 포함)과 인근의 사천시 축동면 용수마을 등이 물에 잠겼다.

이 마을에서만 26가구 51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가옥과 농경지 침수, 도로 유실 등의 피해를 입었다.

피해가 발생한 지 50일이 지났지만 애양골에 거주하는 8기구 가운데 5가구는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양옥마을 주민회관에 거주하고 있다. 나머지 3기구는 친인척 집에 있다.

양옥마을 주민들의 집도 어수선하긴 마찬가지다. 추석을 앞두고 도배라도 하려 했지만 예약이 밀려 추석 이후로 미룬 집도 제법 있다.

농장과 공장, 부모님 집 등이 침수해 6억 원 이상 피해를 당한 문창현 씨는 "아버지는 병원, 어머니는 경로당에서 생활한다. 추석 전에 부모님이 몸이라도 들어갈 수 있도록 도배 작업을 하고 있다. 가전제품은 하나도 없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했다.

▲ 농장과 공장, 부모님 집 등이 침수돼 큰 피해를 본 문창현 씨가 추석 전 도배라도 하려고 폐허가 된 집을 살피고 있다. /김종현 기자
▲ 농장과 공장, 부모님 집 등이 침수돼 큰 피해를 본 문창현 씨가 추석 전 도배라도 하려고 폐허가 된 집을 살피고 있다. /김종현 기자

문 씨는 20년 이상 부모님과 함께 가꿔온 농장과 공장이 한순간 폐허가 됐다. "수자원공사에서 '우리들은 잘못이 없다. 소송하라'고 한다. 말이 안나온다. 문자도 받지 못한 상황에서 몸만 겨우 빠져나와 한 달이 넘도록 공포에 시달리는 주민의 고통은 어디에 호소해야 하냐"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만약 농장과 공장을 복구한다고 해도 언제 또다시 침수 피해를 당할지 모른다. 보상도 없는데 또다시 투자를 할수 없지 않느냐. 걱정이 태산이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경로당에서 생활하고 있는 애양골의 할머니들은 추석 연휴 동안은 각자 자식 집으로 흩어질 예정이다.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들은 한결같이 겁이 나서 집에 못들어간다고 말한다. 불어난 물에 겨우 몸만 빠져나온 트라우마와 함께 집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집에 들어갈 엄두조차 못내는 것이다.

한 할머니는 "물에 잠긴 집은 언제 무너질지 몰라 수리도 못하고 있다. 언제 다시 물난리를 겪을지 모르는데 수자원공사에서는 보상 얘기가 없다. 임시 주거시설에 들어간다고 해도 계속 살 수는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동안 주민들은 적합한 보상을 요구해왔지만, 진주시의 지원금 200만 원, 수자원공사의 도배비 60여만 원 등을 제외하고는 뚜렷한 보상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다른 주민은 "가전제품에 생활도구까지 몽땅 버려야 하는데 말도 안되는 지원금이 나온다"라고 허탈해 했다.

애양골 주민을 위해 이주민 임시 주거시설을 만들고 있지만 걱정거리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10월 중순이 돼야 입주를 할 수 있는 데다 7평 남짓한 공간에서 언제까지 머물러야 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

2025년에 이주 단지 계획이 있지만 확정된 것은 아니다. 댐 강화사업 등이 구체화돼야 이주계획도 함께 추진될 수 있는데, 이 사업 추진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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