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장관, 아들 의혹 태연히 거짓말
진실 왜곡하는 폭력적 선동까지 판쳐

기자로 먹고사는 게 요즘처럼 괴로웠던 적이 없다. 정치인·관료들의 말도 안 되는 말을 듣기 싫어도 들어야 하는 고역은 그렇다 치자. 국민과 언론이 얼마나 우습게 보이면 저토록 뻔뻔할까, 정말 우리를 개돼지로 여기는 것 아닌가 모멸감과 자괴감이 든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아들의 카투사 복무 시절 특혜 의혹에 휩싸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거짓말 퍼레이드가 장관이다. 국민들 앞에서 버젓이 아들의 휴가 미복귀 문제에 "직접 관여한 바 없다"고 했지만 추 장관 부부 둘 중 한 명이 국방부에 연락한 사실이 드러났다. 추 장관의 과거 국회 보좌관이 휴가 연장에 개입한 의혹에도 "그런 사실이 있지 않다"고 강변했지만 이 또한 거짓으로 밝혀지고 있다. 얼마 전 한동훈 검사장이 연루된 소위 '검언유착' 논란 때도 추 장관은 "증거는 차고 넘친다"고 큰소리쳤지만 결과적으로 증거는 나오지 않았고 한 검사장은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

검찰 요직도 이미 친여 검사로 채웠겠다, 친위부대와도 같은 수많은 '기레기'(기자+쓰레기)가 자신을 보호해줄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에 그토록 당당했을 것이다. "진실은 승리한다"는 촛불혁명 구호는 빛바랜 지 오래다. 진실이 패퇴하거나 좀체 승리하지 못하는 절망적 상황이 늘어나고 있다. 추 장관처럼 무수한 거짓과 위선을 저지르고도 여전히 당당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나 윤미향(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경우가 그렇다. 진실의 힘을 믿고 진실에 복종하는 존재가 기자라고 배웠지만, 요즘은 진실도 분간 못하는 개돼지거나 진실을 앞장서 왜곡하는 기레기라는 조롱 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

진실이 농락 당하는 현실만 문제가 아니다. 문재인 정부가 등장한다고 찢어지게 가난한 지역언론 살림이 나아질 거라 기대한 기자는 많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다른 믿음은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취임사에서 밝힌 그대로 적어도 권력 눈치 안보고 소신껏 비판하고, 진실을 말하는 언론은 그만한 존중을 받는 세상이 올 거라 믿었다.

하지만 현실이 그런가. 지난 총선 때 민주당이 자신들을 비판한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를 형사고발한 사실이 상징하듯, 현 집권세력은 비판 자체를 싫어하고 심지어 억누르려 한다. 얼마 전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한국의 진보 통치자가 내면의 권위주의를 내보이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적했듯, "남을 비판하는 데는 익숙하지만 정작 자신을 향한 비판은 받아들이지 못하는" 게 현 집권세력이다.

이제는 "단독범이 아니다. 공범 세력을 규명해야 한다"(황희 민주당 의원)며 추미애 장관 아들 의혹 제보자를 폭력적으로 위협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정권 수호를 위해서라면 한 사람의 인권은 난도질해도 상관없다는 태세다. 명징하게 드러난 추 장관의 거짓말조차 인정 안하고 끊임없이 혹세무민하는 민주당의 폭주가 두렵다. 진실이 진실이 되지 못하는 나라는 정상적인 나라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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