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형 소비' 대표 품목
중고 물품 거래도 활발

코로나19 장기화로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불황형 소비' 품목으로 꼽히는 주류, 담배, 복권, 중고물품 거래량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류 중 특히 와인 판매량이 신장했다. 롯데마트는 상반기 와인 매출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32.6% 증가했고 이마트는 25% 증가했다고 밝혔다. 술집이나 식당보다 집에서 술을 마시는 사회적 거리 두기도 주류 소매 판매 증가의 한 요인이다.

롯데마트 마산점 관계자는 "전반적 매출 감소가 잇따르는 가운데 와인 수요는 증가했다. 술집에서 주로 마시는 소주, 맥주 대신 홈술 위주의 간단한 와인, 캔맥주 등을 선호하는 추세가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담배 판매량은 2017년부터 감소세였으나 올해 다시 증가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담배 판매량은 2017년(상반기 17억 1000만 갑), 2018년(상반기 16억 8000만 갑), 2019년(상반기 16억 7000만 갑) 줄었다가 올 상반기(17억 4000만 갑)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나 늘었다.

▲ 9일 창원 마산회원구 한 리퍼브 매장에서 소비자가 제품을 구경하고 있다. /안지산 기자
▲ 9일 창원 마산회원구 한 리퍼브 매장에서 소비자가 제품을 구경하고 있다. /안지산 기자

대표적인 불황형 소비 상품인 로또복권 판매액도 급증했다. 올 상반기만 2조 6174억 원어치가 팔렸다. 지난 한 해 동안 4조 3082억 원어치 팔려 역대 최대 판매액을 기록했는데 이를 넘어 설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 복권위원회 관계자는 이런 소비세가 계속된다면 로또 판매액이 처음으로 5조 원을 돌파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코로나19 이후 중고물품 거래도 활발하다.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애플리케이션 '당근마켓'은 지난해 8월 월간활성이용자 100만 명을 찍은 후 1년 만인 올해 8월에 10배 뛴 1000만 명을 달성했다. 최근 혼수를 장만한 ㄱ(28·진주시) 씨는 "동네 주민이 파는 상품이라 거래 속도도 빠르고 물건을 직접 검수할 수 있는 등 장점이 있고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에 절약도 실천할 겸 즐겨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퍼브 매장도 재조명받고 있다. 리퍼브란 판매장에 전시했거나, 고장 또는 흠이 있어 소비자가 반품한 것을 다시 고치고 손질해 정품보다 싸게 파는 상품이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 한 리퍼브 매장은 혼수, 이사, 사무실에 필요한 가구·가전을 찾는 소비자가 많다고 했다. 매장 대표는 "실직자가 대거 발생한 IMF 외환위기 때도 가게를 차리거나 다른 업종을 시도해보려는 사람들이 리퍼브 제품을 많이 찾았다"며 "긴 장마로 여름 가전 판매량이 지난해만 못하지만 문의는 꽤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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