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축소·결혼식 줄연기 타격
비대면 업무 환경 확산도 영향
"재단 예약 취소로 매출 급감"

코로나19 여파로 취업난이 이어지자 취준생들뿐만 아니라 정장업계도 한숨을 쉬고 있다.

공기업 취업을 목표로 하는 취업준비생 ㄱ(27·진주시 평거동) 씨는 "요새 공기업은 취업문이 열리고 있지만, 사기업은 채용을 거의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온라인 취준카페에서도 활기차게 올라오던 공채 게시물이 상반기에 사라진 것만 봐도 알 수 있다"며 "서류합격부터 해야 정장 구매를 고민하는데 그런 상황이 올해 아예 없다"고 말했다.

동남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경남 취업자 수는 172만 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2만 4000명) 감소했다. 고용률은 60.5%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0.9%p 하락했다.

채용이 감소하고 결혼식도 줄줄이 연기되면서 정장업계가 타격을 입고 있다. 창원시 의창구 맞춤정장 전문점 초이 비스포크에서 일하는 최윤호 재단사는 올 8월 매출이 3분의 1 토막 났다고 말했다. 사회초년생 정장 맞춤이 적어진 것을 포함해 8월 결혼식을 앞두고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시행에 결혼식 연기가 잇따르면서 재단 예약도 덩달아 취소돼 수입이 급감했다는 것이다.

▲ 창원시 의창구 맞춤정장 전문점 초이 비스포크에서 일하는 최윤호 재단사는 채용 감소와 결혼식 줄연기로 지난달 매출이 급감했다고 말했다.  /안지산 기자
▲ 창원시 의창구 맞춤정장 전문점 초이 비스포크에서 일하는 최윤호 재단사는 채용 감소와 결혼식 줄연기로 지난달 매출이 급감했다고 말했다. /안지산 기자

비대면 온라인 구매가 대세로 자리 잡는 가운데 맞춤정장은 대면 재단이 필수라 업계는 별다른 돌파구도 없는 실정이다. 그는 "기성복, 프랜차이즈 맞춤정장업체와 차별화된 맞춤정장 기술을 바탕으로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자 한다. 정장업계에서 재단사는 요리로 치면 주방장이다. 전문 재단사 여부에 맞춤정장은 급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취업 인원이 줄고 비대면 업무가 활발해지자 백화점 정장 관련 매출도 감소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정장 상품군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2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가 이어지며 대면 기회가 줄어든 데다 재택근무 확산, 정장보다 편안한 옷을 입는 직장인 복장 문화 변화도 정장 매출 하락의 한 요인이다.

롯데백화점 마산점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와 더불어 요즘 클래식 정장보다 캐주얼로 직장인 패션이 바뀌는 추세도 매출 감소에 한몫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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