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탓 예약 취소 이어지자
창원 한 음식점 삼계탕 나눔
선행 소식에 후원금 이어져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서로 어깨를 내주고 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덕동에 있는 '백제13월' 음식점은 여름철 하루 평균 500마리 이상 닭을 준비해 판매하고 있지만,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갑작스러운 예약 취소가 이어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4일에는 100명분의 크고 작은 예약이 취소됐다.

이에 권택수(43) 대표는 닭을 보관하기보다 코로나19 환자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마산의료원에 전달하고자 했다. 하지만, 마산의료원 측은 바깥에서 가지고 오는 음식 조리로 만에 하나 있을 부작용을 우려하며 사양했다. 이후 권 대표는 한은정(더불어민주당, 상남·사파동) 창원시의원에게 연락해 방법을 논의했다.

한 의원은 한걸음에 음식점을 찾아 설미정 꽃들에게희망을 대표를 연결해줬다. '꽃들에게희망을'(이하 꽃들)은 혼자 사는 노인이나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쌀과 반찬을 지원하는 봉사단체다.

설 대표와 꽃들 회원은 삼계탕 30그릇은 노인들에게 전달하고, 찹쌀·대추·밤·인삼과 함께 포장된 닭 70마리는 직접 조리해 전달했다.

설 대표는 "기부도 고맙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건 권 대표도 마찬가지다. 삼계탕 30그릇을 만들고자 애를 쓴 직원 인건비에 보태라며 적은 금액을 전했다"고 말했다.

▲ 꽃들에게희망을 봉사단체는 24일 창원 마산합포구 덕동에 있는 '백제13월'에서 생닭과 삼계탕을 기부받아 혼자 사는 어르신들한테 배달했다. /꽃들에게희망을
▲ 꽃들에게희망을 봉사단체는 24일 창원 마산합포구 덕동에 있는 '백제13월'에서 생닭과 삼계탕을 기부받아 혼자 사는 어르신들한테 배달했다. /꽃들에게희망을

설 대표는 이 같은 일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며 "또다시 하늘에서 닭이 떨어졌으면 좋겠다. 이번에는 아이들에게"라는 바람을 무심결에 적었다. 그런데, 여기에 또 기부가 이어졌다.

글을 본 주변 사람들이 꽃들에 후원금을 보냈고, 한 의원도 지인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려 후원금을 보탰다. 권 대표는 꽃들에서 받은 돈을 다시 아이들을 위해 써달라고 돌려보냈다.

권 대표는 "코로나19로 겪는 현재 어려움은 힘들다고 하는 사람만 힘든 게 아니다. 다 같이 연대해 이겨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꽃들 설 대표는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는 아이 집이나 센터로 튀긴 통닭을 각각 배달시킬 계획이다.

설 대표는 "아이들이 사는 동네 치킨집에 주문해 코로나19로 위축된 동네 상권을 살리는 데 보탬이 되고자 한다"면서 "비록 동네마다 몇 마리 주문에 불과하지만, 이렇게 공동체성이 살아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훈훈한 이야기가 널리 알려져 모두가 잠시나마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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