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휴가지 고민하다가 경남 즐겨보기로
쉬기 좋은 환경도 날씨도 좋지 아니한가

"이번엔 해외로 한 번 떠나볼까?", "애들 유치원 가면 다들 휴가 이야기할 건데 비행기는 한 번 태워줘야지."

몇 년째 애들 여름방학을 앞두고 아내와 나눴던 단골 레퍼토리다. 맞벌이 부부라 애들 방학 날짜가 나오면 바빠진다. 일단 그 날짜에 휴가가 가능한지 두 회사에 알아보고, 오케이 사인이 나면 그때부턴 전쟁이다. 비행기표를 구하고, 가성비 좋은 호텔도 찾아야 한다.

그렇게 준비해 어딜 다녀와야지만 뭔가 '부모 노릇'을 한 것 같아 뿌듯했다.

그런데 올해는 뭔가 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사그라지지 않으면서 여름휴가 계획을 잡는 것도 불확실해졌다.

'올해는 어디 가지' 묻던 아내도 조용했다. 내가 물어도 "(코로나19) 상황 보고 결정해"라고 확실한 답을 주지 않았다.

한 지인은 아이들의 방학과 회사 휴가 날짜가 달라 올해는 '휴가 없음'을 아예 선언했다고 했다.

잡코리아가 직장인 102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올해 여름휴가를 계획하는 직장인은 열 명 중 한 명(9.1%)에 불과했다.

다행인지 우리 가족은 10%에 속했다. 아이들과 아내, 내가 함께 갈 수 있는 날짜가 나왔다.

일단 외국은 제외했다. 다녀오면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 외국여행은 사실상 꿈같은 이야기가 됐다. 제주도도 리스트에 있었지만, (휴가 계획을 세울 당시)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뉴스를 접하고 포기했다.

갈피를 못 잡던 우리 집 올해 여름휴가는 결국 '경남'으로 낙점됐다.

서울이나 수도권에서는 부산이나 경남이 인기 휴양지로 각광받는다고 하는데, 근거리에 있는 우리가 굳이 다른 지역으로 갈 필요가 있나 싶어서다.

최근 캠핑을 시작한 지인 가족과 2박 3일 일정으로 하동으로 캠핑을 다녀오기로 의기투합했다. 이서후 기자가 경남에서 가장 핫하다고 소개한 <미스터트롯> 출신의 가수 정동원 본가 '정동원길'도 한 번 둘러볼 예정이다.

3년 전 우연히 시작한 캠핑이 이렇게 효자노릇을 하게 될 줄 미처 몰랐다. 최근 코로나 피난처로 캠핑이 뜨면서 주위에 캠핑 초보 '캠린이(캠핑+어린이)'가 많이 늘었다. 유명 텐트는 한두 달을 기다려야 살 수 있고, 가격도 부쩍 올랐다.

웬만한 캠핑 장비가 있다는 걸 아는 지인들의 동행 요청도 쇄도했다.

경남테크노파크 안완기 원장이 '경남이 서울보다 좋은 이유'라는 카톡을 보내왔다. 휴가 인파가 몰리는 8월 초 날씨다. 서울은 한 주 내내 비 예보인 데 반해 경남은 흐리지만, 다행히 비 소식은 없다.

확실히 8월 초엔 경남이 서울보다 좋다. 휴가 날씨뿐 아니라 앞으로 교육, 의료, 문화 등 많은 분야에서 그랬으면 좋겠다. 경남이 서울보다 좋은 이유가 한 가지 더 늘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