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친문 표심 잡기 전략
인연 강조하거나 지원 약속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최고위원 출마자들이 8·29 전당대회를 앞두고 경쟁적으로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인연을 강조하거나, 김 지사의 역량 및 업적을 상찬해 눈길을 끌고 있다.

노무현·문재인 두 전·현직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서 친문진영의 지지를 받는 김 지사와 '공동행보'를 부각해 민주당 내 최대세력인 강성 지지층의 표심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대표 출마자인 이낙연·김부겸·박주민 세 후보를 비롯해 이원욱·염태영·김종민 최고위원 출마자 등 대부분 후보가 예외가 아니다.

이낙연 후보는 지난달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근처에서 김 지사를 만나 동남권 신공항 등 경남 현안 해결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했고, 김부겸 후보는 지난달 18일 창원에서 김 지사를 만난 뒤 다음과 같은 소감을 페이스북에 남겼다.

"자치분권운동의 동반자(김 지사)를 만나 힘이 솟았다. 제가 탄복하는 것은 김 지사의 '메가시티 플랫폼'이라는 구상이다. 지방을 살리기 위한 정말 멋진 아이디어이다. 부산·울산·경남을 초광역 단위의 경제권역으로 묶어 금융, 교통, 안전, 물류, 인재 육성 등 '규모의 경제'를 통해 발전 동력을 만들자는 발상이다."

박주민 후보와 이원욱·염태영 후보는 1일 경남·부산·울산지역 합동연설회에 즈음해 경남도청을 찾았다. 세 후보는 김 지사와 개인 인연을 일제히 내세우며 만남의 각별한 의미를 강조했다.

박주민 후보 측은 지난달 31일 김 지사와 회동 직후 보도자료를 내 "이번 회동은 박 의원과 김 지사의 특별한 인연에서 비롯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2018년 당시 초선 의원이었던 박 의원과 김 지사는 민주당 당원들의 의견을 듣고자 '중구난방 일하는 국회를 위한 시민평의회'를 개최했다.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는 의지로 맺어진 두 사람이 경남지사와 당대표 후보로 회동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원욱 후보도 20대 국회에서 자신이 만든 국회신재생에너지포럼의 대표(이원욱)-연구책임의원(김경수) 관계였다면서 "사석에서 형님, 동생 하는 사이"라고 했고, 현직 경기도 수원시장인 염태영 후보 역시 "참여정부 시절 고 노무현 대통령을 청와대에서 함께 모셨던 인연이 있다. 그간 지방분권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온 사이"라고 소개했다.

소병훈·김종민 최고위원 후보는 1일 연설회에서 '드루킹 사건'(민주당원 인터넷 여론조작 사건)에 연루돼 1심 유죄를 받은 김 지사를 의식한 발언을 쏟아내 시선을 모았다.

소 후보는 "당의 자산인 김 지사가 잠시 고초를 겪고 있는데 올해 가을 좋은 진실이 밝혀질 것이다. 하늘도 알고 땅도 알고 국민 모두가 아는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김 지사가 드루킹 사건 관련 모든 혐의를 벗고 최종 무죄를 받을 경우, 이낙연·이재명(경기지사) 등 선두권 대선주자를 위협할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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