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무형문화재 나전장
통영 나전기법 전승 힘써

국가무형문화재 제10호 '나전장' 송방웅(사진) 명예보유자가 20일 새벽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0세.

고인은 나전칠기 본고장인 통영에서 활동한 공예가로, 아버지 송주안(1901~1981) 전 보유자의 대를 이어 1990년에 나전장 보유자로 인정됐다.

송 보유자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가업으로 이어오던 나전칠기를 보고 만지며 자랐다. 하지만, 그의 꿈은 나전칠기를 업으로 하는 일은 아니었다. 문학가의 꿈을 안고 시집이나 소설책을 읽으며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문학도로서의 꿈은 거기까지였다. 아버지는 어려운 가정형편상 더는 공부를 시킬 형편이 되지 못했고, 기술을 배워 가업을 이어가라는 아버지의 말씀을 장남으로서 거역할 수도 없었다. 19세, 남들보다 뒤늦은 나이에 송 보유자는 아버지로부터 정식으로 교육을 받으며 나전칠기에 입문했다.

어릴 때부터 나전칠기를 보고 자란 덕에 그의 감각은 탁월했다. 나전칠기를 배운 지 10년이 되던 날 아버지로부터 본인의 창작활동을 해도 된다는 허락을 받았다. 이후 송 보유자는 전문서적을 뒤지고 박물관 등을 돌며 나전칠기 유물들을 관찰하는 등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펼쳐나갔다.

▲ 송방웅 나전장 명예보유자
▲ 송방웅 나전장 명예보유자

이런 송 보유자의 노력은 서서히 나타났다. 첫 출품을 한 1977년, 제2회 인간문화재공예전에서 장려상을 받았고, 1985년에는 전승공예대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았다.

나전은 기법에 따라 끊음질 기법과 줄음질 기법이 있는데 송 보유자는 끊음질 보유자다. 조개껍데기(자개)를 얇게 손질해 실처럼 잘게 잘라서 바탕 나무 위에 붙이고 옻칠을 해 완성하는 것으로, 고려 시대부터 이어져 온 민족의 대표적인 공예 기법이다. 줄음질 기법은 얇은 판 모양의 자개로 곡선 무늬를 표현하는 기술이다.

송 보유자는 50세이던 1990년 부친의 뒤를 이어 국가무형문화재 제54호 끊음장으로 인정을 받았다. 이후 제54호 끊음장은 제10호 나전칠기장과 종목이 통합돼 제10호 나전장으로 이름이 바뀌어 송 보유자는 국가무형문화재 제10호 나전장으로 인정됐다.

송 보유자는 기능보존협회 이사장과 통영무형문화재보존협회 이사장, 한국옻칠문화협회 회장을 지냈다. 2013년 보관문화훈장을 받는 등 2020년 명예보유자로 인정되기 전까지 평생 나전기법의 보존과 전승에 헌신했다.

빈소는 통영시 숭례관 국화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2일 오전 9시다. 장지는 통영추모공원, 연락처는 송수웅(010-3557-3271, 동생). 시는 인간문화재 비석 건립비용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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