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경사면 붕괴 등 사고 속출
오늘까지 호우 피해 주의해야

도내 일부 지역의 호우특보가 해제됐지만 서부경남지역은 14일 오후 6시까지 시간당 5㎜ 안팎으로 계속 비가 내릴 것으로 보여 주의가 요구된다.

13일 지리산 주변 등 경남지역에 200㎜ 안팎의 많은 비가 내린 가운데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9시 23분께 함양군 지곡면 보산리에서는 2명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마을 이장(66)과 주민(75)이 굴착기로 막힌 수로를 뚫다가 갑자기 불어난 물에 휩쓸렸다. 주민은 1시간여 만에, 이장은 2시간여 만에 발견됐으나 모두 사망했다.

오전 10시 9분께 합천군 용주면 용주교 아래에서 보트를 타고 낚시를 하던 50대 남성 2명이 물에 빠졌다가 구조됐다. 1명은 스스로 빠져나왔으나, 다른 1명은 급류에 떠내려가던 중 물풀을 잡고 버티다 119에 구조됐다.

남해고속도로 부산 방면 117㎞ 지점에서는 2차로를 달리던 차량이 홀로 미끄러져 가드레일에 부딪히는 사고가 나기도 했다. 큰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사고를 수습하는 데 1시간 이상 걸리면서 정체가 이어졌다. 이날 흙이 무너져 내리거나 돌이 떨어져 도내 곳곳 도로도 통제됐다.

▲ 13일 산청 금서면 동의보감촌 앞 도로 경사면이 유실됐다. /산청군
▲ 13일 산청 금서면 동의보감촌 앞 도로 경사면이 유실됐다. /산청군

산청 금서면 동의보감촌 앞, 거창 궁항리·봉계리, 거제 동부면 학동리, 일운면 망치리, 장목면 외포리·관포리, 합천군 대양면, 의령군 궁류면·가례면 등에서 도로 경사면의 흙이 무너졌다. 창원시 진해구 석동 안민고개길에는 돌이 떨어져 시가 조치에 나섰다.

진주·통영·사천·밀양·의령·함안·고성·하동·함양·거창·합천 등에서 벼·과수 등 농경지 301.1㏊가 침수되기도 했다. 산림청은 이날 오전 7시 고성·남해·함양·산청·거제·거창 등에 산사태 주의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기상청은 14일까지 경남 남해안 지역 곳곳에 안개가 낄 것으로 보여, 교통안전에 신경 쓸 것을 당부했다. 최근 잦은 비로 지반이 약화해 산사태, 축대 붕괴 등에 유의하고, 저지대와 농경지 침수에도 대비하라고 덧붙였다. 야영, 등산, 낚시 등 야외활동은 가급적 비가 그친 이후로 미룰 것을 주문했다.

경남도는 각 시군에 기상 상황을 주시하고 집중 호우에 대비해 계속해서 안전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당부했다.

또 사망사고에 대해서는 함양군에 지원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하고, 토사 유출 등 각 지역에 신속한 복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침수된 농경지에는 물이 빠지는 대로 생육 상태를 파악하고, 병해충 방제 등 조치할 예정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비는 전날 오전 9시부터 이날 오후 2시까지 지리산(산청) 277㎜, 거창(북상) 240.5㎜, 거제(서이말) 240㎜, 하동 221.5㎜, 남해 215.3㎜, 진주(수곡) 200.5㎜, 고성 193.5㎜, 통영(욕지도) 191.5㎜, 사천(삼천포)에 186.5㎜ 등이 내린 것으로 기록됐다. 13일 오후 2시쯤 빗줄기가 약해지면서 일부 지역에는 호우특보가 해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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