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더 나은 편집국 위해 친 몸부림
치열한 논쟁 속 미완으로 남아 아쉬워

2018년 7월부터 지금까지 편집국장 업무 2년간의 개인 기록을 요즘 정리하고 있습니다.

크고 작은 일이 계속됐지만, 그 사이 큰 고비가 셋 정도였습니다.

2018년 9월부터 석 달 동안 했던 독자조사, 2019년 2월부터 넉 달째 계속했던 지면개선 작업, 그해 12월 시작했다가 올초 코로나19로 파묻힌 편집국 조직개편 토론 등입니다.

2018년 독자조사 때 들었던 말은 지금도 기억이 뚜렷합니다.

"경남도민일보 기자는 '깡'이 있어 보여서 좋았다", "홍준표 지사 재임 때 경남도민일보는 광고, 협찬 다 떨어지고 신문부수도 대폭 줄었다. 그 와중에서도 진주의료원, 무상급식 문제에 대해 제 할 말 하는 걸 보고 감동했다."

그때 받았던 비판도 기억납니다.

"경남도민일보가 정체성, 정체성 하는데 과연 잘 지켜지고 있다고 생각하나?" "그게 각 사안별로, 지역별로 일관되게 실현되고 있나?"

'약한 자의 힘'이라는 사시에 맞게 지금도 일관되게 "이슈 파이팅 하느냐"는 비판이었습니다.

2019년 2월에 시작한 지면개선 작업은 5월 11일 창간 20주년에 맞춘 계획이었습니다.

그 방향과 내용에 대한 난상토론이 한 달 이상 계속됐고, 기사의 선택과 집중을 통한 '이슈 집중', 지역신문에 걸맞은 '지역밀착' '사람밀착' 등 방향을 잡는 데 곤욕을 치렀습니다. 그 결과는 5월 11일 자 지면 2면을 '시민의 소리'로, 3면을 이슈면으로, 12∼13면을 '사람들'로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경남도민일보 차원에서는 기존 구독제도 외에 후원독자제를 확장하고 정착시키자는 결정도 당시에 했습니다.

편집국에서는 그에 걸맞은 콘텐츠 생산, 특종과 이슈보도를 강화해야 한다는 전제가 나왔고, 큰 방향으로 '탐사보도 도입'을 모색하기로 했습니다.

늦은 감이 있지만, 그해 12월에는 편집국 조직개편 토론을 시작했습니다. 제안한 측 방향은 기존 정치·경제·사회·문화 식의 출입처 위주 종합편성에서 탈피해 이슈 중심의 조직편성을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답을 내지 못했습니다. 토론 와중에 코로나19가 덮쳤고, 합의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고비를 맞을 때마다 데스크들 간에 참 많이 싸웠습니다. "제발 싸우지 마라!" 소리도 많이 들었고, 그 이야기 들을 때가 싸울 때보다 더 힘들었습니다. "싸우는 게 나쁜 게 아니잖나? 진짜 나쁜 건 이야기를 안 듣는 거지"라는 데스크도 있었습니다.

얼굴 붉히고 소리 지르고, 지금 와 생각하면 무안하고 미안합니다. 싸움 그 자체가 목적일 수 없으므로, 최소화해야 합니다.

하지만, 토론 연장으로서 싸움을 죄악시해서는 안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곤경에 처한 지역신문의 변화는 필연이고, 어설픈 화합은 변화의 걸림돌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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