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임정섭 9표 득표로 같은 당 7표 박일배에 진땀승
부의장 선거서도 분열…통합당 상임위 독차지 가능성

양산시의회가 우여곡절 끝에 후반기 의장단 선거를 마무리했다. 의장에 더불어민주당 임정섭(물금·원동) 의원을, 부의장에 미래통합당 이상정(덕계·평산) 의원을 선출하는 과정은 '이합집산'이었다.

시의회는 25일 제168회 1차 정례회 3차 본회의에서 별도 후보 등록 없이 시의원 17명 전원을 후보로 무기명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 결과 다수당인 민주당이 의장을 차지하고 부의장은 통합당에 돌아갔다. 현재 시의회 의석은 민주당 9석, 통합당 8석이다.

앞서 민주당은 임정섭 의원을 비롯해 박일배(덕계·평산), 정석자(양주·동면) 의원 3명이 의장을 놓고 경쟁을 펼쳤다.

지난 20일 김두관(양산 을) 국회의원과 이재영 양산 갑 지역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의원협의회 조율을 거쳐 민주당은 임 의원을 의장으로 추대하기로 했다. 또한 의석 수를 고려해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3석 가운데 2석을 통합당에 양보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당 역시 3선인 이상정 의원을 부의장으로 추대하기로 해 결과만 놓고 보면 이변은 없었다.

하지만 투표 과정은 알려진 것과 사뭇 다른 양상으로 전개됐다.

의장 선거에서 임정섭 의원은 과반 9표를 받아 1차 투표에서 당선을 확정했지만 박일배 의원 7표, 통합당 김효진(물금·원동) 의원이 1표를 받았다. 민주당 결정과 상관없이 사실상 박일배 의원이 통합당과 공동행보를 펼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공공연하게 공당에서 의장 후보를 내야 한다고 주장해온 김효진 의원이 자신에게 표를 던졌다고 가정해도 여야 모두 1차 투표에서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통합당에서 이탈표가 나와 임정섭 의원이 당선된 셈이다. 만약 통합당 이탈표 없이 결선투표까지 동률이 됐다면 4선으로 최다선이자 연장자인 박일배 의원이 의장으로 당선되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었다.

미묘한 기류 변화는 선거 시작 전 박일배 의원이 여야 경계 없이 '다선·연장자'를 의장으로 선출하자는 의사진행발언을 하면서부터 감지됐다. 의장 선거가 끝나고 정회를 요청한 여야는 각각 대책회의를 진행하는 등 신경전이 펼쳐졌다. 이어진 부의장 1차 선거 결과 통합당 이상정 의원 8표, 이용식(중앙·삼성) 의원 6표, 김효진 의원 1표, 이종희(상북·하북·강서) 의원 1표, 민주당 문신우(중앙·삼성) 의원 1표가 나와 누구도 과반을 확보하지 못해 2차 투표를 진행했다. 2차 투표에서 이상정 의원 9표, 이용식 의원 8표로 이 의원이 부의장에 당선됐지만 투표가 끝난 직후 감표위원인 민주당 박미해(비례대표) 의원이 비밀투표 원칙을 어겼다며 문제를 제기하자 여야 간 고성이 오가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또 다른 감표위원인 통합당 의원이 의원별 투표 결과를 볼 수 있도록 했다는 주장으로, 통합당 이탈표를 차단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셈이다.

정회를 반복하는 우여곡절 끝에 의장단 선거를 마무리했지만 사실상 과반이 무너진 민주당은 내달 1일 의회운영·기획행정·도시건설위원회 3개 상임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부의장 선거 결과가 그대로 이어진다면 야당인 통합당이 남은 상임위를 모두 가져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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