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상임위 전석 포기 고수
이해찬 "금주 내 추경안 처리"
한시적 단독 구성 뒤 심사 유력

미래통합당이 국회 원 구성과 관련, 더불어민주당이 법제사법위원회를 고수하는 한 협상은 없으며 18개 상임위 전체를 내려놓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총선에서 이긴 민주당은 거침이 없고 난폭했다. 말이 좋아 원 구성 협상이었지, 거대 여당의 횡포와 억지에 불과했다"며 "우리는 상임위 몇 개를 더 가져오겠다고 싸우는 게 아니다. 민주당이 숫자로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겠다고 하니 그렇게 하라는 것이 우리 당의 입장이다. 이제 국정파탄 책임도 전적으로 여당이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15일 민주당의 단독 원 구성에 반발하며 원내대표직 사퇴 표명 후 잠행 중이었던 주 원내대표는 전날(23일) 강원도 고성군 거처를 찾아온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와 장시간 대화를 나누었으나 아무 진전도 없었던 셈이다.

▲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연합뉴스
▲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연합뉴스

민주당은 예고한 대로 26일 통합당 참여와 상관없이 본회의를 열어 추가 원 구성을 강행할 태세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이번 주 내에 국회를 정상화시키고 3차 추가경정예산안과 현안 처리에 나설 것"이라며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정상 출범을 위한 법안 처리도 미룰 수 없다. 코로나 국난 극복, 민생을 위해 처리해야 할 현안이 셀 수 없이 많다"고 했다.

관심은 민주당이 어느 상임위를 우선 구성할지, 실제 통합당 요구대로 18개 상임위 위원장 단독 선출에 나설지 등으로 모인다. 일단 민주당이 상임위 전부를 '독식'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국민이 좋게 볼 리 없는 데다, 국정에 대한 부담이 너무 커질 수 있는 까닭이다. 경제 문제나 남북관계가 잘 풀리면 다행이지만 그 반대면 모든 실패의 책임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이 때문에 민주당이 통합당에 최종 협상안으로 제시한 7개 상임위, 즉 예산결산·국토교통·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정무·교육 등을 제외한 나머지 상임위만 구성할 가능성이 거론되나 문제는 예결위다. 민주당이 사활을 거는 3차 추경안의 6월 임시국회 내 처리를 위해선 예결위 심의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 24일 오전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가 강원 고성군 화암사에서 차를 마시고 있다.
▲ 24일 오전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가 강원 고성군 화암사에서 차를 마시고 있다.

민주당으로선 통합당이 예결위 위원장 및 위원 선임에 협조하는 게 최상이지만 현재로선 어려운 그림이다. 민주당이 26일 본회의에서 한시적으로 예결위를 단독 구성한 뒤 추후 통합당에 돌려주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되는 이유다. 물론 이를 통합당이 수용할지, 박병석 국회의장이 동의할지 문제는 별개다.

강훈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4일 K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예결위원장을 야당이 임명하지 않으면 3차 추경을 과연 어떻게 통과시킬 것이냐는 질문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원포인트'라도 (예결위원장을) 임명해서 추경을 통과시킬 것인지, 아니면 마지막까지 노력할지 고민이 있다. 우리 당에도 18개 상임위를 다 가져오자는 의견이 있지만 원내지도부는 국민 지지를 반영해 11 대 7 배분을 지키자는 입장"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지난 15일 박 의장 동의 아래 단독으로 국회를 열어 법제사법·기획재정·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외교통일·국방·복지 6개 상임위 위원장을 선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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