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사장 15인분 포장 설명
시연회 없었다 주장 뒷받침
특검·드루킹 '먹은 적 없어'

'드루킹 사건'(민주당원 김동원 씨 인터넷 여론조작 사건) 공모 혐의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도지사 항소심 18차 공판에서 문제의 2016년 11월 9일 킹크랩(댓글조작 프로그램) 시연회 당일 김 지사와 드루킹 측이 함께 저녁식사를 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2일 서울고법 형사2부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드루킹 측 사무실이 소재한 경기도 파주의 한 닭갈빗집 사장 홍모 씨는 그날 드루킹 측이 닭갈비 15인분을 포장해갔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홍 씨는 "저희 테이블은 2~19번까지고 21~25번은 가상의 테이블인데 25번은 기타 계산을 위한 것"이라며 "25번은 포장이 맞고 이분들(드루킹 측)은 자주 시켜서 VIP였다"고 당일 닭갈비 영수증에 '25번'이 찍힌 이유를 설명했다. 이는 당일 '킹크랩 시연회'가 있었는 지를 판가름 하는 주요 쟁점들이다.

김 지사는 2016년 11월 9일 오후 7시쯤 경기도 파주 사무실에 도착해 드루킹 측과 1시간가량 닭갈비를 함께 먹고 별도 브리핑을 받았기 때문에, 특별검사팀이 킹크랩 시연회가 있었다고 특정한 시간대인 오후 8시 7분~8시 23분 사이 시연회 참관 자체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특검과 드루킹 측은 그날 김 지사와 저녁식사가 아예 없었으며 김 지사 측 주장은 가정에 근거한 것 뿐이라고 반박한다.

▲ 김경수 도지사가 22일 오후 서울고법에서 열린 공판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 벗은 마스크를 다시 착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경수 도지사가 22일 오후 서울고법에서 열린 공판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 벗은 마스크를 다시 착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지사는 이날 공판 입정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지난번에도 말씀드렸듯이 그날(2016년 11월 9일) 동선상으로는 시연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저희 문제제기"라며 "특검은 아직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특검이 답을 할 차례"라고 말했다.

특검은 그러나 설사 저녁식사를 1시간가량 했더라도, 김 지사가 말하는 '브리핑'과 문제의 킹크랩 시연이 명확히 구분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혐의 입증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이미 브리핑 안에 킹크랩과 관련한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는 주장이다.

이날 공판에 닭갈빗집 사장과 함께 증인으로 출석한 드루킹 동생 김모 씨와 드루킹 측근 조모 씨는 킹크랩 시연 당일 김 지사와 저녁식사는 없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드루킹 동생 김 씨는 "김 지사를 사무실에서 2차례 봤다"며 "2016년 9월 28일 첫 방문 당시에는 소고기를 대접한 것이 기억나지만 11월 9일엔 같이 식사를 하지 않았다. 그날 김 지사가 늦게 온 것으로 기억하며, 이전 방문처럼 5~6시에 맞춰 저녁식사를 준비했다가 늦게 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우리끼리 밥을 먹었다"고 했다.

드루킹 측근 조 씨도 김 지사와 닭갈비 식사를 함께한 기억이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이날 드루킹 동생 김 씨는 킹크랩에 대해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는 취지로 말해 '위증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재판부의 경고를 받기도 했다.

김 지사 항소심 19차 공판은 7월 20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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