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대중교통 중심 역할 이젠 역부족
도시 성장에 맞는 새로운 체계 구축을

애초 양산은 천성산과 영축산 자락 아래 양산천과 회야강을 따라 형성된 작은 도시였다.

국도 35호선과 국도 7호선이 남북을 잇는 선형 구조 도시인 양산이 1980년대 이후 산업화와 도시화에 힘입어 경남에서 세 번째로 인구가 많은 곳이 되기까지 수많은 변화가 있었다. 특히, 신도시 조성은 양산 지도를 완전히 뒤바꾸는 결정적인 계기다. 인근 부산·울산에서 사람이 몰려들면서 도시 규모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고 다양한 욕구도 덩달아 늘어났다.

이런 가운데 고질적인 민원 가운데 하나가 바로 '대중교통' 문제다.

과거부터 지역 버스를 대표하는 12번 노선은 부산 동래와 울산 언양을 오가며 수많은 이의 사연을 함께 담았다. 사실 12번 버스에만 몸을 실으면 어디든 갈 수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오랜 세월 중심 노선 역할을 맡아왔다. 하지만, 도시철도가 들어서고 국도 중심 대중교통체계로는 더이상 시민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상황에도 여전히 사고 중심은 '12번 버스'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닌지 냉정하게 돌아볼 때다.

2007년 6월, 북부동에 있던 시외버스터미널이 양주동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역에서 오랜 세월 버스를 이용하던 시민은 터미널 이전으로 큰 혼란을 경험해야 했다. 모든 버스가 터미널을 거칠 수밖에 없는 시절을 지나 노선별로 정류장을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것이다. 심지어 지역 토박이 출신인 한 후배 기자가 터미널 이전을 앞두고 "선배, 앞으로 어디서 버스를 타야 하나요"라고 묻던 모습이 선하다.

이후 수차례 버스 노선을 개편하고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한 이유를 짐작할 만하다. 인구 35만에서 이제 50만을 바라보는 양산이 여전히 '12번 버스'와 '터미널'로 대표되는 대중교통체계를 고집해왔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양산시가 동면 사송신도시 조성과 양산 북정∼부산 노포 도시철도 운행을 앞두고 대대적인 시내·마을버스 체계 개편에 나서기로 했다. 그동안 진행해온 대규모 도시 개발 사업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원점에서부터 불편한 대중교통체계를 들여다보겠다는 생각이다.

양산은 전국에서도 손꼽을 만큼 빠른 성장을 보인 도시다. 그리고 변화는 현재진행형이다.

신도시 조성에 따라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물금읍과 동면은 더는 기존 노선으로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대중교통 수요가 크게 늘어났다. 동부지역(웅상) 역시 국도 7호선을 벗어나 아파트가 잇달아 생겨나면서 대중교통 사각지대가 늘었다.

국도를 따라 도심을 형성했던 과거와 달리 범위가 한층 넓어지면서 더는 '12번 버스'로 상징되는 대중교통체계는 효용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양산시가 앞으로 1년여간 진행하는 노선 개편 용역이 과연 그동안 불만을 낳아온 악순환을 끊고 원점에서 시민 눈높이에 맞는 대중교통체계를 구축할지 주목받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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