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문 여는 밀양우주천문대
음성인식 제어 관측장비 '눈길'
외계 행성·생명체 테마 이색적

"별이야~" "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목성 보여줘~". 거대한 망원경은 인사를 하고서 자동으로 움직이며 목성을 찾아준다.

세계 최초로 음성인식제어시스템으로 가동되는 70㎝ 반사망원경 '별이'와 처음 만났다. 주망원경 '별이'는 오는 21일 개관하는 밀양아리랑우주천문대에서만 볼 수 있다. 주망원경 말고도 보조망원경인 14인치 반사망원경과 6인치 굴절망원경으로 낮에도 금성(개밥바라기)이나 태양(흑점·홍염) 등을 관측할 수 있다. 9400개 항성과 1만 3300개 천체 대상이 탑재돼 있으며, H-α필터가 장착된 태양전용망원경을 별도로 갖췄다.

밀양우주천문대는 개관하기도 전에 '영남권 최초', '국내 최고 관측 장비', '감성비 최고'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가장 특화된 점은 밀양 청도면 고법리 박익 선생 고분벽화를 토대로 '외계 행성·생명체'를 스토리텔링했다는 것이다.

▲ 밀양아리랑우주천문대가 21일 개관한다. 이곳에선 외계종족과 싸우는 가상현실 체험도 할 수 있다.  /이수경 기자
▲ 밀양아리랑우주천문대가 21일 개관한다. 이곳에선 외계종족과 싸우는 가상현실 체험도 할 수 있다. /이수경 기자

1층 '밀양 고분벽화의 비밀' 전시실로 들어가면 고려시대 박익 선생 묘를 재현해놓고 600년 전 밀양에 외계인이 방문했던 흔적이 남아있다는 것으로 천문대 이야기를 시작한다. 외계의 별과 행성의 공전을 이해하기 쉽게 만든 '외계행성 공전 모형', 현재까지 발견된 4266개 행성 중 2600개를 발견해냈다는 '케플러 우주망원경', 우리나라에서 공동투자해 칠레에서 건조 중인 24.5m급 '거대 마젤란(GMT) 망원경' 모형을 지나면 2층으로 연결된다.

2층 '지구의 비밀을 열다' 전시실에서는 손으로 직접 외계행성을 만들어볼 수 있고, 미리벌호를 타고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으로 떠나는 우주선으로 들어가게 된다. 우주선을 타고 600년 전 밀양을 다녀간 타이탄인이 사는 곳에 내려 타이탄을 침공한 외계종족 오피쿠스족과 싸우는 VR(가상현실) 체험을 한다.

가장 멋진 볼거리는 잃어버린 밤을 되돌려주는 천체투영관이다. 천체투영관은 가상으로 밤을 재현해 날씨와 관계없이 밤하늘 3000여 개 별과 성운, 성단, 은하를 보여준다. 과학전문 강연자가 40분가량 재미난 별 이야기를 곁들여 흥미를 돋운다. 또 국내서 처음으로 청중응답시스템을 도입해 관람객들이 투영관 좌석에 앉아 5버튼 클릭 장치로 설문·퀴즈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

박재현 밀양우주천문대 전문강연자는 "부산·경남·울산권에서는 광해(光害·빛공해)로 별을 제대로 볼 수는 없는 상태인데, 밀양우주천문대는 국내 3위 안에 드는 규모로 제대로 된 관측이 가능한 전문 과학관"이라고 밝혔다. 특히 "천문·물리 전문 과학관은 있지만, 외계인을 특화한 전문 과학관은 밀양밖에 없다"며 "다가올 우주시대에 맞춰 생명체의 진화와 존재 가능성 자료들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 밀양아리랑우주천문대가 21일 개관한다. 이곳에선 세계 최초 음성인식제어 70㎝ 반사망원경을 만날 수 있다.  /이수경 기자
▲ 밀양아리랑우주천문대가 21일 개관한다. 이곳에선 세계 최초 음성인식제어 70㎝ 반사망원경을 만날 수 있다. /이수경 기자

현재 전국에는 지난 2002년 최초 천문대인 강원도 영월 별마로천문대와 대전시민천문대가 개관한 이후 50여 개의 크고 작은 천문대가 운영되고 있다. 새로 문을 여는 밀양우주천문대는 도심에서도 가장 관측 환경이 뛰어난 천문대로 꼽힌다.

시 관계자는 "밀양우주천문대는 서울에서 기차로 2시간 30분, 부산에서 40분가량 걸린다. 부산과 울산, 김해와 창원 등에서는 자동차로 약 1시간 내외 거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 상황이지만 별이라는 감성을 찾는 이들에게 밀양우주천문대는 감성비가 탁월한 장소이며, 주변에 관광지도 많아 볼거리가 다양하다"고 말했다.

밀양아리랑우주천문대는 밀양시 밀양대공원로 86에 지난 2016년부터 4년간 총사업비 196억 원을 들여 건립했다. 부지면적 1만 2840㎡·건축면적 6243㎡ 규모다. 110여 대 주차가 가능한 주차장, 경양식 레스토랑, 카페, 편의시설을 갖췄다. 가까이에는 밀양시립박물관, 밀양아리랑아트센터, 영남루, 밀양관아, 의열박물관 등이 있다.

밀양시는 밀양아리랑우주천문대와 함께 국립기상과학관도 같은 터에 건립해 21일 동시 개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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