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윤영석·민주 김두관 각각 갑을서 인물론·정책 앞세워 당선

양산 시민 선택은 '인물'과 '균형'이었다.

21대 총선 양산 갑 선거구는 미래통합당 윤영석 후보가, 양산 을 선거구는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후보가 당선됐다. 특히, 공천과정에서부터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던 양산 을 선거구는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 끝에 김 후보가 경남 복귀에 성공했다.

김포에서 양산으로 전략공천을 받아 2012년 도지사 사퇴 후 8년 만에 고향 경남으로 돌아온 김 후보는 15일 투표 마감과 함께 발표한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통합당 나동연 후보에게 0.4%p 뒤지는 결과가 나와 박빙 승부를 예고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개표 초반 김 후보는 읍면동 사전투표에서 앞서 3000여 표까지 차이를 벌렸지만 현장 투표 결과가 하나둘 나오자 차이가 줄어갔다.

마지막 관외 사전투표 개표를 앞두고 불과 355표 차 아찔한 우세를 지킨 김 후보는 개표 작업이 지연되면서 다음 날인 16일 오전 4시 30분에야 4만 4218표(48.9%)로 4만 2695표(47.2%)를 받은 나 후보에게 1523표 차로 당선을 확정했다.

관외 사전투표를 제외한 개표는 자정 무렵 끝났지만 4시간 남짓 두 후보 모두 당선을 자신하지 못하는 피 말리는 상황이 이어졌다.

반면 양산 갑 선거구는 일찌감치 윤 후보가 당선을 확정했다. 윤 후보는 5만 7301표(56.9%)를 받아 4만 2260표(42.0%)를 얻은 민주당 이재영 후보를 1만 5041표 차로 여유 있게 따돌렸다.

별다른 당내 경쟁 없이 무난하게 공천을 받은 윤 후보는 본선에서도 이변을 허락하지 않았다. 오히려 민주당 지지세가 강했던 신도시지역인 물금읍에서 20대 총선 민주당 후보에게 2341표 뒤졌던 윤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4325표 앞섰다. 당시 물금읍 투표구 14곳 가운데 9곳에서 졌지만 급격한 인구 유입으로 23곳으로 늘어난 이곳에서 윤 후보는 2곳을 제외하고 모두 이 후보를 따돌렸다.

이번 총선에서 지역주의가 부활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윤영석·김두관 당선인 모두 '인물론'을 앞세워 지지를 이끌어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시 승격 이후 14·15·16대 나오연 국회의원에 이어 지역 출신 3선 의원이 된 윤 당선인은 통합당 차기 주자로 정치적 위상을 다질 기반을 마련했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경남도지사 도전을 꿈꾸는 것으로 알려진 윤 당선인은 재선 이후 당 대변인을 맡는 등 중량감을 키워왔다. 이번 총선에서 경남지역 중진 대부분 불출마하거나 김태호·홍준표 전 도지사가 당을 떠난 가운데 3선 의원으로 총선에서 참패한 통합당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전국 결과와 달리 영남지역에서 초라한 성적표를 받은 민주당은 김 당선인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수도권에 대항하는 경제공동체인 부·울·경 메가시티를 핵심공약으로 내세운 김 당선인은 지역주의에 맞서 우여곡절 끝에 '민주당 낙동강 벨트' 최전선인 양산을 지켜낸 만큼 정치적 무게감을 되찾게 됐다. 게다가 김부겸(대구)·김영춘(부산) 후보가 낙선하면서 영남권 대선주자급 정치인으로 새로운 승부수를 던질 기회를 양산에서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경남 정치 변방으로 여겼던 양산을 터전으로 두 당선인의 새로운 정치적 도전이 어떤 성과를 남길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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