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실 경남도의원 도의회 5분 발언서 제안

이영실(정의당·비례·사진) 도의원이 만 11~18세 여성 청소년에게 생리대를 무상으로 지급하자는 제안을 했다.

이 의원은 27일 열린 제371회 임시회 1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월경은 여성이 인간으로 태어나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생리현상으로 세상의 절반인 여성들이 매달 수일간 겪는 일임에도 '그날' 또는 '마법'으로 불리며 비밀스럽고 특수한 영역으로 여겨져 왔다"고 말했다.

이어 "생리는 특수상황 또는 개인 영역의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보호받아야 할 기본권이다. 특히, 여성 청소년은 생리는 건강권뿐만 아니라 학습권과도 연결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 경남도가 청소년 복지를 위해 저소득층 청소년에게 위생용품을 지원하고 있다"며 "하지만, 저소득층 청소년들에게만 생리대를 지원하면 정서적으로 민감한 시기의 청소년들에게 또다시 상처가 될 수 있다. 가난한 청소년을 '선별'해서 생리대를 '베풀어주는' 형태의 지급방식은 낙인과 다를 바 없다"고 했다.

이영실 도의원이 27일 본회의장에서 5분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경남도의회
이영실 도의원이 27일 본회의장에서 5분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경남도의회

경남에서는 2018년 기준 8133명의 저소득층 청소년 가운데 6999명이 위생용품 신청을 했다. 이들에게는 매달 1만 500원의 바우처가 제공된다. 이 의원은 "약 1000명이 신청을 하지 않거나 혹은 신청하지 못한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생리대를 기호품이나 사치품이 아니라 필수품으로 보고 청소년에게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이 세계적으로도 보편적 상식이 되는 추세"라며 "여성 청소년 생리대 보편 지급은 수혜의 개념이 아니라 당연한 권리이다. 생리용품을 제공하는 것은 단순히 물품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사회구성원으로부터 존중받고 있다는 메시지를 만들어 나가는 중요한 시작이 될 것이다. 생리대 보편 지급은 경남도의 인권 지수를 나타내는 큰 지표가 될 것"이라며 노력을 당부했다.

한편, 지난 2016년엔 한 여성 청소년이 생리대 살 돈이 없어 운동화 깔창을 대용품으로 사용한 이른바 '깔창 생리대' 사건이 일어나 많은 시민이 충격을 받기도 했다. 이후 경기 여주시는 지난 2018년 4월 2일 전국 최초로 무상 생리대 지급 조례를 통과시켰다. 지난해엔 서울시도 어린이·청소년 인권 조례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위생용품 지원 대상에서 '빈곤'을 삭제해 모든 만 11~18세 여성 청소년에게 생리대를 무상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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