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등록 국내 선수 712명
이름 민규·지훈 각 7명 '최다'
경남 경민 2명 "소통 이상무"

축구 선수들은 경기장에 들어가면 서로 이름을 많이 부른다. 특히 골키퍼가 더 큰 목소리로 선수 이름을 부르는데 수비 라인을 잡아주거나 세트피스 상황에서 위치를 변경하라는 요구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2002년 월드컵 때 히딩크 감독이 이런 이름 부르는 문화를 많이 바꿔놨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그전에는 "(이)동국이 형" "(설)기현아"처럼 나이에 따른 위계가 호명에도 그대로 적용됐는데 히딩크 감독은 딱 '이름'만 부르게 했다는 것. 이후 팀의 막내도 맏형인 "(최)용수" 단 두 마디로 줄었고, 맏형도 "(황)선홍" 이렇게 부르면서 운동장 안에서 의사소통이 빨라졌다.

팀 내에 같은 이름을 가진 선수가 둘 이상일 때 이런 소통에 문제는 없을까?

경남FC에는 '경민'이 둘 있다. 지난해 입단한 고경민(FW)과 올해 입단한 김경민(DF)이다. 다른 선수가 "경민"이라고 외쳤을 때 누구를 부른 것인지 헛갈리지 않을까?

이에 대해 김경민은 지난 1월 태국 전지훈련 당시 "이름이 같은 건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며 "대체로 필드 선수들끼리 부를 때는 주로 공을 소유한 선수를 부르는 데다 경기 중 주된 위치가 다르기에 '경민'이라는 소리가 들려도 그게 나를 부르는 건지 (고)경민이 형을 부르는 건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K리그에는 이처럼 같은 이름을 가진 선수가 많다. 심지어 성과 이름까지 똑같은 선수도 무려 48명이나 있다.

19일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올 시즌 전체 등록 선수는 총 777명이고,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국내 선수는 712명이다. 선수 수만큼이나 각양각색 이름의 소유자들이 모여있다.

◇가장 많은 성씨는 김 씨, 가장 많은 이름은 지훈·민규

K리그1, 2를 합쳐서 가장 많은 성씨는 단연 김씨다. 전체 가운데 154명으로 무려 21.6%다. 다음으로는 이 씨가 약 17.7%이며, 박씨(7.6%), 정씨(5.3%), 최씨(4.3%)가 뒤를 잇는다.

그럼 가장 많은 이름은 누구일까. 바로 '지훈'과 '민규'다. 먼저 강원에는 강지훈과 조지훈이 있으며 포항 노지훈, 대전 김지훈, 수원FC 이지훈, 안산 이지훈, 전남 신지훈까지 총 7명이나 있다.

또한 제주 주민규부터 포항 송민규와 김민규, 서울 오민규, 수원FC 박민규, 서울이랜드 김민규, 이민규까지 민규도 7명이 있다. 다음으로 많은 이름은 각각 5명씩 있는 현우, 준호, 동현, 정호, 상민, 경민이 있다.

◇성까지 같은 동명이인 48명

성까지 똑같은 동명이인도 48명이나 있다. 그 가운데 '동명3인'도 있는데 바로 김민혁과 이상민이다. 먼저 김민혁은 전북부터 상주, 전남 김민혁이 있고, 이상민은 각각 수원, 아산, 서울이랜드에 있다.

이 밖에도 울산 이근호와 상주 이근호부터 전북 이용과 수원FC 이용, 울산 김태환과 수원 김태환에다 상주 김태환 감독도 있다.

◇유명인과 같은 이름

상주 오세훈은 전 서울시장, 그리고 아이돌 엑소의 멤버와 이름이 같다. 전북 이승기는 만능 엔터테이너 연예인과 동명이인이며, 이범수(강원), 김종국(아산), 이시영(서울E), 안재홍(전남) 등이 연예인과 같은 이름을 갖고 있다. 이 밖에도 경기도지사와 이름이 같은 경남 이재명, 글자는 다르나 손흥민과 유사한 발음을 가진 부천 송홍민 등이 있다.

◇특이한 이름

한번 들으면 잊기 힘든 이름을 가진 선수들도 있다. 고요한(서울), 신세계(수원), 여름(광주), 신중(대구), 정치인(대구)이 그 주인공이다. 또한, 축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이름을 가진 선수들도 있다. 바로 구대영(수원), 유연승(안양), 권승리(부천)다. 이름만으로도 팀에 힘을 실어줄 것 같은 기운을 풍긴다.

이 밖에도 현역 K리그 선수 중 네 글자 이름은 울산의 윤빛가람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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