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 막막하게 만드는 엄혹한 현실
관련 공약·실천 여부 똑똑히 지켜보자

코로나19 탓에 봄이 예사롭지 않다. 단어 그 자체가 스트레스로 받아들여지지만 굳이 운을 떼는 것은 되짚어 볼 것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를 보면서 의아하게 생각됐던 점은 확진자 연령 분포다. 면역력이 강한 20대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한 부분이다. 지난 7일 기준 전국 확진자는 7042명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는 20대가 2028명(28%)으로 가장 많다. 경남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9일 기준 79명 확진자 중 19명(24%)이 20대다.

그럼 왜 20대가 가장 많을까. 대부분 확진자가 신천지 교인이라 그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천지가 청년들을 집중 포교 대상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이어지는 질문이다. 왜 이렇게 많은 청년이 신천지에 빠졌을까. 예상하시겠지만 엄혹한 현실 때문이다. 금수저와 흙수저 차별의 벽, 하늘의 별 따기라는 취업난 등 막막한 현실이 그들의 희망을 짓누르고 있다. 의지할 데 없고, 고립에 빠진 이들에게 그들은 포교를 통해 대화와 위로를 건네며 연대를 형성했고, 청년들은 작은 위안을 느꼈을지 모른다.

되돌아볼 대목이다. 그런 그들에게 우리는 무엇을 해줬나. "청춘은 원래 아프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고 말하거나 "나 때는 말이야~"라며 '라떼 타령'으로 귀 닫았던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

문제는 외양간을 고쳐야 한다는 과제다. 세계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취업률을 하루아침에 끌어올리거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더 늦지 않게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해야 한다.

그 시점이 4·15 총선이었으면 한다. 정치권 역시 '청년, 청년' 외쳤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청년들에게 해법을 제시하거나 정책에 반영하지 못했고, 사탕발림으로 그들의 표만 유혹했다.

지난 20대 총선 지역구 국회의원 당선자 가운데 30세 이상 40세 미만은 1명에 불과했다. 직접 목소리를 낼 상황도 아니었다.

21대 국회도 그리 밝지 않다. 8일 현재 등록한 전국 예비후보 2476명 가운데 30세 미만은 21명(0.8%)에 불과하다. 경남은 전체 176명 중 고작 1명만 등록했다.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에서 청년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어느 정당에서 청년들을 비례대표 후보로 전진 배치하는지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속속 발표하는 후보들의 공약도 눈 씻고 봐야 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공약이 실현되는지 챙기고 다음 투표에도 반영을 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단적인 예로 철만 되면 후보들 선거송처럼 들렸던 '반값 등록금'은 다음 선거에서는 듣지 않게 될 수도 있다.

아무튼 코로나19로 받는 스트레스가 이기심과 공포를 태우는 불쏘시개로만 사용되지 않기를 바란다. 코로나와 선거, 우리 사회를 더 따뜻하고, 단단하게 만들 항체 형성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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