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경찰서 살펴보니…〈친일인명사전〉 등재 서장 9명
경남경찰청, 작년에 명단 없앴지만 일선서 조치 안돼

경남지역 여러 경찰서가 친일행적이 뚜렷한 역대 서장을 누리집에 올려 둔 것으로 드러났다.

3·1절 101주년을 맞아 경남도민일보가 도내 23곳 경찰서 역대 서장 명단을 살펴본 결과, 친일 행적이 뚜렷하게 밝혀진 역대 서장 9명이 발견됐다. 이들은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해방 전후 약력이 고스란히 올라간 인물들이다.

해당 인물은 이정용, 곽두금, 김맹철, 전진원, 김영석, 박문기, 김영진, 박재원, 권위상 등 9명이다. 일제강점기 경남지역에서 친일 경찰로 활동하다 해방 후 대한민국 경찰로 승승장구한 인물들이다. 이들 중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은 인물만 5명이나 된다.

대표적으로 이정용은 일제강점기 통영경찰서 고등경찰 출신으로 독립운동가 체포가 주 업무였다. 해방 후 경남 각 지역 경찰서장을 거쳐 경남경찰청과 전북경찰청 국장까지 지냈다.

친일 경찰서장 9명은 마산중부서·진주서·김해중부서·남해서·밀양서·사천서·하동서·남해서·고성서·양산서·함안서·함양서·산청서·의령서 등 14곳 누리집에 이름이 올라가 있다.

행적이 확실히 밝혀진 9명 이외에도 역대 친일 경찰서장으로 의심되는 인물은 더 있다. 한자 이름이 같다거나 경남 소속 경찰관이었다는 점, 임관 시기와 서장 승진 시기가 맞아떨어진다는 점 등으로 볼 때 친일로 의심되는 역대 서장은 9명 더 있다. 다만, <친일인명사전>에 해방 후 약력이 기록되지 않아 교차 검증을 하기 어려웠다.

도내 경찰서 가운데 마산동부경찰서는 역대 서장 명단이 아예 없었다. 창원중부서, 창원서부서, 김해서부서 등은 비교적 역사가 오래되지 않아 친일 서장이 보이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민중당 김준형(진주 갑) 국회의원 예비후보와 하정우(진주3) 도의원 예비후보는 진주경찰서 누리집에 친일 역대 서장이 게재된 문제를 지적했다. 이들은 "친일잔재 청산은 아픈 과거를 성찰하고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 위한 필수적인 과제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경남경찰청은 지난해 12월 1층 홍보관과 누리집의 역대 친일 경찰국장 명단을 삭제한 바 있다. 당시 역대 경남청 경찰국장 명단 가운데 노기주(2대), 김종원(13대), 이정용(24대) 등 3명이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에 포함돼 있었다.

한편, 경남청은 1층 홍보관에 있던 역대 국장 명단은 철거하고, 독립운동을 했던 경찰관을 소개해놨다. 또 누리집에는 역대 국장 명단을 아예 없앴다. 그러나 경남청 차원에서만 조치했을 뿐, 도내 경찰서까지 조치를 확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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