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체고, 운동 과제 내주고 집에서 동영상 찍어 제출
경남도청 롤러팀, 경기장 닫고 달리기·실내 사이클로 대체

코로나19 여파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 가운데 체육계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내에서 가장 많은 운동선수가 있는 경남체고는 지난 21일 기숙사에 있던 선수들을 모두 귀가시키고 전체 학교 시설 방역을 마친 후 학교를 폐쇄했다. 진주에서 확진자가 나온 여파다.

왕수상 경남체고 교장은 "동계훈련을 하다가 중단돼 훈련효과가 반감될 우려가 있지만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학교가 할 수 있는 조치를 다 했다"며 "선수들에게는 감독·코치가 개별 과제를 주고 매일 집에서 훈련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보내게 해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체고는 3월 2일 개학할 생각으로 2주 정도 학생 선수들에게 휴가를 줬는데 교육부가 다시 개학을 2주 연기하기로 밝히면서 선수들은 근 한 달간을 개인 훈련으로 보내야 한다.

경남도청 롤러팀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내달 21~24일 열릴 올 시즌 첫 대회가 무기한 연기된 데다 훈련장으로 이용하던 창원롤러경기장이 폐쇄됐기 때문이다.

김정순 감독은 "숙소 아파트 주변 러닝을 하고 아파트 지하에 사이클을 설치해 훈련하는 것 말고는 할 게 없다"고 아쉬워했다.

경남도체육회 직할 12개 팀도 마찬가지다. 자전거의 김유리는 국가대표로 선발돼 지난 2일부터 진천 선수촌에서 합숙훈련을 해왔다. 27일 훈련을 마칠 예정이었지만, 선수촌에서 3월 말까지 훈련을 계속하게 된다. 자칫 밖에 나갔다가 다시 소집되는 게 더 위험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코로나19 '심각' 단계로 격상되기 전에 외국에 나간 선수들도 있다. 카누의 김국주 이순자는 지난달 31일~다음달 31일까지 태국에서 국가대표 훈련을 받고 있다. 또 지난 19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뉴질랜드에서 열리는 스쿼시 대회에는 정대훈 인예진 허민경이 출전 중이다.

경남도교육청은 관내 모든 초·중·고교에 공문을 보내 전지훈련이나 합숙훈련을 모두 금지했다. 상황이 진정될 때까지는 대회 출전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백운현 도교육청 체육예술건강과장은 "3~4월에는 이동이나 대회 출전을 최대한 자제시키고 있다"며 "4월 예정이던 경남초중학교 종합체육대회도 연기했다"고 했다.

대회는 4월이지만 3월부터 시·군교육청별로 대표 선발을 위한 예선전을 열어야 하기 때문이다. 오는 28일 교육부에서 체육관련 장학관 회의가 소집돼 있는데 5월 개최 예정인 전국소년체전 개최 여부에 대해서도 논의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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