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가장 젊은 나이로 선출

한국연극협회 사천시지부 김종필 신임 지부장(사천연극협회장·사진)은 한국연극협회 역사상 가장 젊은 지역 협회장이다.

"제가 경남연극협회 회원 중에서도 나이가 제일 어릴 거예요. 다른 지역에 동갑은 있어도 아직 저보다 어린 친구는 없어요."

올해 만으로 스물다섯 살. 그야말로 협회 막내가 지부장이 된 셈이다. 실제 사천연극협회 회원 23명 중에 인물이 그렇게 없느냐는 말을 직접 듣기도 했다. 하지만, 나이는 문제가 아니다. 협회를 이끌 만한 역량이 되느냐가 중요하다. 스스로 협회장을 하겠다고 나선 것은 아니지만, 협회장 후보로 그가 추천되었을 때 정기총회에 참석한 이 중 반대한 이는 한 명도 없었다. 그동안 그가 사천연극협회에서 해온 일들이 그의 역량을 충분히 증명하기 때문이다.

그의 연극 경력은 10년에 가깝다. 2011년 창원 태봉고 연극동아리 끼모아에서 처음 연극을 시작했다. 그해 열린 진주 개천예술제 청소년연극제가 데뷔 무대였다.

그리고 2012년 그가 배우로 참가한 작품이 제16회 경남청소년연극제 단체 최우수상, 제16회 전국청소년연극제에서 단체 우수상, 최우수 연기상, 우수 연기상, 스태프 상을 받는다. 김 지부장은 우수 연기상을 받았다. 사천 극단 장자번덕에 입단한 것도 이때다. 당시 동아리를 지도하던 서용수 선생(현 거창연극고 교장)이 후배인 장자번덕 이훈호 대표에게 그를 소개한 것이다.

"22살 때까지 경남에 있는 극단 중에 안 가본 극단이 없었어요. 다양한 극단에서 선배들하고 일하고 연기하고 하는 게 너무 좋았어요. 이때까지 만해도 그냥 즐거우니까 계속 했을 뿐 연극을 평생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그러다 군대 생활을 하면서 가만히 돌아보니 제가 연극 일을 하면서 정말 행복해한다는 걸 깨달았죠. 처음으로 연극을 오래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군대에서도 연극이 고팠던 그는 군대 내 경연대회에 1인 극을 만들어 참가해 참모총장상을 받기도 했다.

연극을 오래 하고 싶다는 건, 단순히 배우로서 연기를 잘하고 싶다는 말보다 더 많은 걸 품고 있다. 그가 2016년부터 극단 장자번덕 사무국장을 맡으며 극단 운영과 공연 기획에도 열심인 이유다.

특히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한국연극협회 경남지회(경남연극협회) 사무차장을 맡아 정말이지 많은 일을 해냈다. 연기도 놓지 않아 2017년 제35회 경상남도연극제에서 신인연기상을 받았다.

이런 노력을 사람들이 알고 있기에 그가 지부장에 선출되자 격려와 응원을 많이 받았다.

"제가 존경하는 연극 선배님들, 선생님들이 다들 축하한다고 말씀해주셨어요. 너무 이른 나이에 무거운 짐을 준 거 같다는 분도 계시지만, 제가 지부장을 하면 안 된다는 분은 아무도 안 계셨어요."

김 지부장은 2023년까지 3년 동안 사천연극협회를 이끌며 연극판에 사람을 모으는 데 힘을 쏟을 생각이다. 특히 자기 또래 젊은 연극인들이 많아지면 좋겠다고 했다.

"일단 사람이 있어야 연극을 할 수 있는 거잖아요. 청소년 연극 교실처럼 연극 저변을 넓힐 방법을 고민하고 있어요. 훌륭한 선배님들 덕에 제가 지금까지 올 수 있었듯이, 저도 후배들을 잘 키워보고 싶어요. 물론 아직 협회에 후배라고 할 사람이 없지만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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