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만 키웠던 2015년과 달라진 대처
기본수칙 잘 지키며 일상생활을 하자

2015년 5월과 6월,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 공포가 전국을 덮었다. 5월 20일 국내 첫 확진자가 나왔다. 증상은 38도 이상 고열과 기침·호흡곤란 등이었다. 사망자가 속출했다.

그런데 사태를 악화시킨 건 박근혜정부였다. 당시 전 세계가 우리나라 안의 메르스 확산 사태를 예의주시할 만큼 국내 사정은 심각했다. 지금 우리가 중국 내 신종 코로나 사태를 바라보는 것과 유사한 상태였다.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오려던 여행객들의 예약 취소가 잇따랐다. 업무차 외국으로 출장을 간 사람들이 단지 한국 사람이라는 이유로 현지에서 경계의 대상이 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당시 박근혜 정부는 5월20일 첫 확진 환자가 나왔음에도 확진자 발생 병원이나 그들의 동선 등을 일절 공개하지 않아 국민 불안을 극대화하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정부는 6월 7일이 되어서야 관련 사항을 공개했다. 이미 늦었다. 국민의 불신과 불안은 커질대로 커진 이후였다. 확진 환자가 누구를 만나고 어디를 다녀갔는지 등 신뢰할 만한 정보가 전혀 없는 데다 사망자까지 속출하니 국민들의 공포는 극에 달할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은 밖으로 나가서 누군가를 만나는 것 자체를 꺼릴 수밖에 없었다. 모든 행사는 취소됐다. 경제가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경기회복을 위해 각종 지원책에다 금리까지 인하했다.

2020년 지금은 어떤가? 누군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 그가 만난 사람, 그가 다녀간 곳 등 확인가능한 사항은 모두 공개되고 있다. 메르스 때처럼 아무런 정보가 없어 막연하게 불안해할 필요가 없게 됐다. 거기다 알려진 바로는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 코로나) 치사율이 메르스보다는 한참 낮다. 필리핀에서 우한 출신 중국인이 사망한 것 말고는 중국 외 다른 나라에서는 아직까지 사망자도 없다. 필리핀 사망자를 비롯해 중국 내 사망자도 대체로 기존 질병이 있거나 면역력이 약한 노인이 다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미 완치된 확진자가 나왔고, 치료 중인 확진자들의 상태도 크게 우려할 만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국내 의료 수준은 이미 세계적이다. 중국과 비교할 것이 못된다.

당연히 조심해야 하고,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다. 그러나 과도한 공포는 우리 스스로 활동 영역을 축소시킨다. 이는 곧 지역경제 침체로 이어진다. 건강한 사람들까지 신종 코로나가 무서워 밥집에도, 술집에도, 카페에도 가지 않게 되면, 자영업자들의 수입이 급감하게 되고, 이는 다시 공산품 소비 위축으로 이어진다. 지역경제의 순환 고리가 망가지는 것이다.

결국 불필요한 공포가 우리 스스로 발목을 잡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경남도와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의 영역에서는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시민들은 정부가 권장하는 기본수칙을 잘 지키면서 기존대로 일상 생활을 해나가는 것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는 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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