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안민터널 진해 방향. 터널을 막 벗어나자, 총선 예비 후보자들이 방긋 웃고 있다. 목 좋은 빌딩 외벽을 채운 펼침막 속 예비 후보자들. 한 인물이 눈에 들어왔다. 이달곤 예비후보다. 그는 이명박 정부 시절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냈다. 그리고 2010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경남도지사 후보로 나섰다. 김두관 무소속 후보를 상대로 석패했다. 정치권에서 잊힌 듯 보이던 그가 진해구 총선 예비 후보로 돌아왔다.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자 김영선 예비후보 펼침막이 보인다. 스스로 내세우듯 한나라당 대표까지 지냈다. 비례 및 경기도 고양에서 4선을 했다. 그런 그가 2018년 빨간 점퍼를 입고 경남에 나타났다. 자유한국당 경남도지사 예비 후보로 나섰다가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이젠 진해에서 총선 도전장이다.

다른 지역으로 눈을 돌려본다. 전직 도지사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김두관 전 도지사는 양산으로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다. 그로서는 다시 대선 반열에 오를 기회라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설령 양산에서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그가 원하는 PK(부산·경남) 대표 주자로 떠오를 수 있을까. 도민들은 2012년 대선 욕심에 경남도지사직을 던진 허망함을 아직도 가슴에 두고 있다.

'우리가 남이가', 고향에서 비빌 언덕을 찾는 또 다른 전직 도지사들. 김태호 전 지사는 거창(산청·함양·거창·합천), 홍준표 전 지사는 창녕(밀양·의령·함안·창녕)에서 출마 채비를 하고 있다.

이들 이름 석 자만 놓고 보면 아주 '쟁쟁'하다. '거물'이라는 표현도 떠오른다. 그런데 문득 스치는 장면. 세계적인 축구 선수 중 일부는 해외 빅클럽에서 전성기를 보내다, 종종 은퇴 시점에 자국팀으로 돌아간다. 이때 '퇴물'이라는 말이 회자한다.

그나저나, 홍준표 전 지사의 당내 공천 여부도 관심거리다. 여러 주변 상황은 접어두고, 한때 경남도지사 경선 경쟁자로 으르렁댔던 박완수 의원이 현재 당 사무총장이라는 사실, 흥미로운 대목이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