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인문책방 '생의 한가운데'

오랜만에 찾은 김해시 내동 인문공간 '생의 한가운데'는 동네책방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제는 '인문공간' 생의 한가운데가 아니라 '인문공간이자 인문책방' 생의 한가운데다.

생의 한가운데는 김해 연지공원 주변 주택가에 있다. 그야말로 동네 한가운데 있는 서점이다. 2015년 생긴 김해 유일 인문 공간으로 강연과 독서모임을 많이 하는 곳이었다.

▲ 인문공간에서 인문책방으로 태어난 김해 '생의 한가운데'. /이서후 기자
▲ 인문공간에서 인문책방으로 태어난 김해 '생의 한가운데'. /이서후 기자

"인문공간만으로는 운영이 어려워서요. 뭔가 수익을 만들 만한 것을 고민했는데, 그나마 주택가 인문공간에서 할 수 있는 게 책방이더라고요."

박태남(48) 생의 한가운데 대표의 말이다. 지난해 강연자로 와서 인연을 맺은 진주문고 여태훈 대표를 포함해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강연이 이뤄지던 널찍한 공간에 서가가 들어섰다. 일반적인 동네책방보다는 훨씬 넓고 책도 많다. 책 종류도 조금 다르다.

철학책들이 많은 게 먼저 눈에 들어온다. 심리학, 여성학 같은 사회과학 서적들도 많다. 여기에 생의 한가운데 독서모임에서 함께 읽은 책, 그동안 이곳에서 강연을 했던 이들이 쓴 책을 모아 놓은 서가도 있다.

"저희 공간에 오시는 분들 연령이나 성향을 봐서 인문학 중심으로 가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인문책방이라 했을 때 사람들이 기대하는 수준은 어느 정도 갖추려고 애쓰고 있어요."

책방 운영과 함께 강연과 독서모임도 그대로 꾸려가고 있다. 공모사업으로 '심야책방'이나 '역사 기행' 같은 사업도 진행했다. 2월에는 인문강의 축제도 준비하고 있다. 매년 2박 3일간 이어지는 릴레이 강연 행사다.

▲ 김해 '생의 한가운데' 내부. /이서후 기자
▲ 김해 '생의 한가운데' 내부. /이서후 기자

생각해보니 이 많은 일을 박 대표 혼자서 꾸려나가기가 만만치 않을 것 같다.

"맞아요. 책방 만들고 나서 너무 바빠서 솔직히 집중해서 관리하지는 못했어요. 조금씩 나아질 거예요. 사람들이 이 공간에서 같이 공부하고 성숙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하나라도 소홀히 할 수가 없네요."

책방으로서 생의 한가운데는 이제야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한 듯하다. 으레 생각하는 예쁘고 아기자기하고 음료도 파는 그런 동네 책방은 아니다. 하지만, 삶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이들, 인문학 공부를 해보고 싶은 이들이라면 분명히 읽고 싶은 책이 가득한 책방인 것은 확실하다.

문의 인문책방 생의 한가운데 박태남 대표(010-6590-9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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