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유일 응급병원도 적자에 폐쇄…전국 25% '분만취약지역'

경영 악화로 문 닫는 병원이 늘면서 분만취약지역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거제시에서 유일하게 응급분만을 하는 대우병원이 분만실 등 폐쇄를 예고했다. 대우병원은 "출산율이 낮아지고 적자가 쌓여 3월 1일부터 산과(분만실·신생아실) 운영을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인구가 25만 명인 거제시에는 대우병원을 포함한 3개 병·의원이 산과를 운영하고 있지만, 응급분만이 가능한 곳은 종합병원인 대우병원뿐이다.

보건복지부의 '2019년 분만취약지 지원사업 안내' 자료를 보면 분만할 수 있는 산부인과는 2008년 954곳에서 2016년 565곳으로 8년간 389곳(41%)이 문을 닫았다.

분만취약지역은 해당 지역에 사는 가임 여성 중 1시간 이내 분만 이 가능한 산부인과에 도착할 수 없는 인구가 30% 이상인 지역을 말한다.

분만취약지역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데, 2017년 12월 기준 전국 250개 시·군·구 중 산부인과가 없거나 산부인과가 있어도 분만이 어려운 지역은 63개 시·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로 인구가 적은 농어촌 지역이 해당한다.

자료는 신생아 수 감소에 따른 운영 비용 증가와 의료사고 위험 등 근무환경 악화로 분만할 수 있는 산부인과가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경남도를 비롯해 많은 지자체가 분만 시설이 없는 지역 임산부에게 병원 이송과 응급의료상담 지원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지적이다.

경남지역 한 산부인과 의사는 "야간분만이 가능한 산부인과는 의료진 10여 명이 필요한데 급여를 고려하면 민간병원에서 유지하기는 어렵다"며 "지자체에서 지원(산부인과 설립)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산모와 아이의 건강 등을 위해 구급차로 30분 이내 도달할 수 있는 거리에 분만할 수 있는 산부인과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거주 지역에 병원이 없어 119구급차를 타고 30분∼1시간 거리의 다른 지역으로 긴급 검진·출산을 가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경남소방본부에 접수된 분만취약지역 임산부 신고 건수는 20건에 달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2011년부터 분만취약지 선정 사업을 시행해 시설 장비구입비를 지원하는 등 산부인과 분만실 설립을 지원하고 있다"며 "응급 상황에서 산모가 원활히 출산할 수 있도록 사업을 운영 중이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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