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기온 상승 위험 강조
"육식 줄여 기후변화 대응"

"성장, 성장, 성장에만 집중된 패러다임을 깨는 대변혁을 이뤄내야 기후 위기 대응이 가능하다."

조천호 대기과학자(전 국립기상과학원 원장)가 지난 8일 경남도교육청 공감홀에서 '기후위기 대변혁'을 주제로 강연하며 강조한 말이다.

조 박사는 지구 평균 기온의 1.5도 상승이 우리 삶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를 과학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최후 빙하기부터 최근까지 자연은 1만 년에 걸쳐 4도 상승시켰다면, 인류는 100년에 1도 상승을 이끌었다. 자연보다 25배 빠르게 온도를 올린 것"이라며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양서류 등이 멸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지구 평균 기온에서 1도가 상승하면 '위험을 감지할 수 있다'고 느끼는 정도지만, 여기서 0.5도가 더해지면 가뭄·홍수·폭염 등을 일상적으로 느끼게 된다. 2015년 파리기후협약에서는 지구의 기온이 2도 올라가면 회복력을 상실해 되돌릴 수 없는 상태가 된다고 봤다.

▲ 조천호 대기과학자가 8일 경남도교육청 공감홀에서 '기후위기로부터 대변혁'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혜영 기자
▲ 조천호 대기과학자가 8일 경남도교육청 공감홀에서 '기후위기로부터 대변혁'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혜영 기자

조 박사는 기후변화에 따른 위기를 2010년 러시아에서 발생한 가뭄 사례로 설명했다. 조 박사는 "2010년 여름 러시아는 폭염·가뭄으로 밀 수확량의 3분의 1이 줄어 수출을 금지하고 자국 식량을 먼저 보호했다. 러시아에서 밀을 수입하던 시리아에서 가격이 폭등했고 이들은 음식이 있는 곳으로 이주하는 난민이 됐다"고 밝혔다. 난민 문제는 안보 문제로 이어져, 영국 브렉시트 사태로 이어지는 등 현재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조 박사는 "지구 온도가 1.5도 상승하면 3500만 명, 2도 상승하면 3억 6200만 명 기근 인구가 늘어난다. 역사에서 본 인간은 먹을거리를 나누지 않고 전쟁을 일으켰다"며 "기후 위기로 인한 식량 부족-난민 발생-전쟁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2015년 파리기후협약 당시 체결한 지속가능한 발전목표(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와 좋은 사회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제는 성장이 아닌 지구의 안전을 우선 가치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조 박사는 "우리는 '잘 살아보세' 경제를 최우선 가치에 두고 사람 가치를 돈으로 매기는 사회 속에서 자연을 착취의 대상으로 봤다. 이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집어야 한다"며 "안전한 지구에서 협력·연대 사회를 만들고 경제가 이를 지원해주는 대변혁을 이뤄내야만 기후 위기에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박사는 시스템이 아닌 개인이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방법의 하나로 채식을 제안했다. 조 박사는 "소고기 1㎏을 생산하려면 옥수수 16㎏이 필요하고, 옥수수 재배에는 많은 화석 연료가 사용된다. 이 악순환을 끊으려면 육식을 줄여야 한다"고 답했다.

경남도교육청, 경상남도기후환경네트워크, 교육희망경남학부모회, 경남환경운동연합, 한살림경남이 공동으로 마련한 이날 강연회는 현수막도 손 글씨로 대신하는 등 일회용품 없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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