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PO 치러 시즌 마감 늦어져
선수 영입 물밑 경쟁 동참 못해
김 지사 17일 주총 전 결정할까

경남FC가 선장 없이 표류하고 있다. 조기호 대표이사는 일찌감치 연말을 자신의 임기라고 말해왔다. 김종부 감독은 1+1 계약에 따라 올 연말이 계약 만료다.

이들의 거취는 결국 구단주인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의중에 달렸다. 김 지사는 홍준표 전 지사가 임명한 조기호 대표나 김종부 감독에 대해 지난 1년간 무한 지지를 보냈다. 2018시즌 둘이 거둔 성과가 크기도 했지만, 경영철학이나 경기운영 능력에 대한 신뢰가 바닥에 깔려 있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시즌이 종료되고 내년 시즌을 준비해야 할 현 시점에서는 구단주의 이런 신뢰와 지지가 발목을 잡고 있다.

이미 경남의 핵심 선수를 영입하고 싶다는 다양한 제안가 들어오고 있다. 2부리그에서는 뛰고싶지 않다는 선수들의 구체적인 의지도 구단에 전달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할 사람은 내년 선수단을 이끌 감독이다. 감독이 결정되지 않으니 구단 프런트에서는 어떠한 결정도 못하고 있다. 감독의 전략·전술적 구상에 따라 내보낼 선수는 내보내고, 잡을 선수는 잡아야 하는데 감독이 없으니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감독에 따라 선수 활용도가 확 바뀌는 사례는 경남의 제리치와 강원FC 이영재만 비교해도 곧바로 드러난다. 지난해 경남의 말컹과 득점왕 경쟁을 벌이며 한때 말컹보다 더 많은 득점을 하던 제리치는 강원 김병수 감독이 부임하면서 출전 기회가 줄어들었고, 말컹에게 득점왕 타이틀을 빼앗겼다. 이영재는 올여름 이적시장에서 강원으로 옮기고는 '병수볼'의 혜택을 톡톡히 받으면서 국가대표로까지 선발됐다.

지난해 경남의 핵심 자원이었던 최영준은 최강희 전 감독의 눈도장을 받고 전북현대로 이적했지만 후임 모라이스 감독의 전술에 맞지 않아 출전 기회를 받지 못하다가 여름 포항스틸러스로 이적 후 펄펄 날고 있다.

감독 선임이 늦어지는 것은 김 지사의 고심이 깊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미 실무 부서에서는 오는 17일 열릴 예정인 이사회·임시주총 전까지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자료를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의견을 들으면서 경우의 수에 대한 고심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17일이라는 기한은 현재 경남 사정상 지나치게 느슨한 한도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1일 K리그1 최종라운드가 마감된 후 이미 각 구단은 선수단 재구성에 나섰는데, 경남은 승강PO 때문에 그보다 1주일 가량 늦어졌다. 여기서 다시 감독 등 수뇌부 구성에서 미적댈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어떤 결정이든, 경남도의 발빠른 대응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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