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1만 1139곳 전수조사
출입구 방화문 설치 1.1%

화재에 취약한 필로티 건축물을 전수조사한 결과 경남지역의 64%가 불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도는 올 1월부터 7월까지 도내 필로티 건축물 1만 1139개 동에 대한 소방·건축·전기 합동점검을 벌여 필로티 건축물 종합 화재안전특별대책을 마련했다.

이번 조사는 2018년 10월 아동 2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친 김해 서상동 원룸 화재사건을 계기로 진행됐다.

김해 원룸 사건과 2017년 12월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공통점은 필로티 구조에 드라이비트 공법이다.

기둥을 세운 1층 필로티에서 불이 나면 산소가 공급돼 위층으로 퍼지기 쉽고, 스티로폼으로 건물 외벽을 마감한 드라이비트는 불에 잘 탄다.

◇화재 무방비 수두룩 = 전수조사 결과 63.6%(7083동)가 건축·전기·소방에서 불량인 것으로 집계됐다.

세부 불량률(중복 적발)은 △건축(필로티 임의 증축, 용도변경, 계단 출입문 설치 등) 9.72% △전기(인입선 피복손상·절연저항 불량, 전용 차단기 미설치 등) 33.29% △소방(내구연한 초과 소화기, 단독경보형감지기 미설치, 유도등 파손 등) 48.41%이다.

필로티 건축물이 대부분 원룸 등 다가구 주택인데 불이 나면 사상자가 많이 발생할 수 있는 요인들이 많았다. 필로티 건축물 주출입구 80.9%는 화재 확대에 취약한 강화유리였고, 방화문이나 방화유리문은 1.1%에 그쳤다.

또 96.6%는 화재 확대와 연기유입을 막는 방화구획이 아니었으며, 7.6%는 폐쇄 등으로 옥상 피난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46.1%는 플라스틱·폴리염화비닐 등 가연성 천장재를 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56.4%는 외벽 일부에 가연성 소재인 미장스톤이나 드라이비트를 설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15%는 개폐기·누전차단기, 43.8%는 단독경보형감지기가 없었다.

필로티 건축물 분포를 보면 창원(1696동), 진주(1629동), 양산(1614동), 김해(1613동), 거제(1568동), 통영(894동), 사천(753동), 밀양(406동), 함안(244동), 고성(212동) 순으로 많았다.

특히 1㎞ 반경에 100개 동 이상 밀집지역은 진주 6곳, 창원 5곳, 김해·양산 각 4곳, 통영·사천·거제 각 3곳, 밀양·함안·고성 각 1곳 등 31곳(6550개 동)이나 됐다. 이는 전체 필로티 건축물의 58.8%를 차지한다.

◇특별안전대책 시행 = 경남도는 3일 도청에서 '필로티 건축물 안전성 향상을 위한 화재안전대책 추진 성과보고회'를 열고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보고회에는 시·군 담당공무원과 소방공무원, 전기·건축 관련 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도는 전수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분야별로 안전대책을 마련해 시행에 들어갔다.

건축분야는 △필로티 건축물 표준설계 가이드라인 △기존 건축물 화재안전성능 보강 추진(가연성 천장재·외장재 교체, 스프링클러 설치, 방화문 교체) △오·폐수관 트랩 설치로 화재 때 내부 연기유입 차단 등이다.

또 전기분야는 △전기설비 정기점검 주기 단축 법개정 건의 △자동출입문 전용 차단기 설치 의무화 △아크차단기 설치 의무화 △전기설비 설계·시공 관리감독 강화 △배·분전반 자동소화장치 설치 등이다.

소방분야는 △필로티 밀집지역 이사·광고업체 고소작업차 활용 △밀집지역 출동노선 재편성 △격주제 주차구역 지정 △비상소화장치함 설치 보강 △자동소화용구 설치 등이다. 필로티 건축물 가이드라인에는 건축·전기·소방분야 안전대책들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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