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성동 업자들 초입 막고 대치
대구시 발길 '뚝'입증 사례에
시 "반드시 설치"강행 의지

창원시 마산지역 시민들 사이에서 흔히 '신포동'으로 불리던 곳. 창원시가 서성동 성매매 집결지에 지난 15일 다목적 CCTV를 설치하려고 했으나 또다시 거센 반발로 무산됐다.

서성동 집결지 업자들은 CCTV 설치에 반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다른 지역 자치단체 사례를 보면, 성매매 집결지 입구에 설치되는 CCTV는 성 구매자의 발길을 끊어 결국 폐쇄로 이어지는 역할을 했다. 자신의 모습이 영상으로 찍히기 싫은 이들은 집결지에 발길을 끊고, 손님이 줄어든 업소는 문을 닫았다.

대구 '자갈마당'이 대표적인 사례다. 자갈마당은 지난 6월 본격적인 철거작업이 시작되면서 폐쇄됐다. 대구시가 2017년 8월 자갈마당 주변에 CCTV 4대를 설치한 게 결정적이었다는 평가다. 대구 자갈마당은 한때 서울 청량리·부산 완월동 등과 함께 대표적인 성매매 집결지로 꼽혔던 곳이다. CCTV는 24시간 작동하면서 자갈마당 주변을 둘러싼 형태로 설치됐다. 대구시는 CCTV를 설치하면서 성 구매자에게는 위법한 점을 인식시키고, 업자들이 스스로 문을 닫도록 할 계획이었다. 실제로 그 효과가 나타났다.

창원시도 서성동 집결지 출입로 주변 CCTV 설치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시는 집결지 출입로 2곳에 모두 6대 CCTV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CCTV 6대는 집결지로 들어가는 모든 방향을 비추게 된다.

▲ 창원시가 15일 오전 마산합포구 서성동 성매매집결지에 CCTV를 설치하기 위해 공무원들과 사다리차를 동원했지만 이를 반대하는 업자들이 막아서며 몸싸움이 일어났다. 이날 창원시는 CCTV를 설치하지 못한 채 철수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 창원시가 15일 오전 마산합포구 서성동 성매매집결지에 CCTV를 설치하기 위해 공무원들과 사다리차를 동원했지만 이를 반대하는 업자들이 막아서며 몸싸움이 일어났다. 이날 창원시는 CCTV를 설치하지 못한 채 철수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시는 지난달 30일과 이날 두 차례 CCTV를 설치하려다 업자들이 강하게 반발해 중단했다.

업자들은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11시 30분까지 약 2시간 동안 집결지 주변 곳곳에서 공무원, 여성단체 등과 마찰을 빚었다. 업자들은 생존권 보장을 주장했다. 또 "집결지가 사라지면 성범죄가 급증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업자들은 CCTV를 설치하려는 창원시 공무원과 사다리차를 막아섰다. 일부 업자는 휘발유를 들고 뿌릴 것처럼 위협하기도 하고, 공무원과 경찰을 밀치기도 했다. 또 집결지 맞은편 남성파출소 앞에서 여성단체가 '성매매 OUT'이 적힌 노란 풍선을 들고 집회를 열자 반발했다. 업자들은 이들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여성단체가 남성파출소에서 경남데파트를 돌아 경남여성인권지원센터까지 거리 행진을 시작하자 한 업자가 뛰어들려고 해 경찰로부터 제지당하기도 했고, 행진을 끝내려는 경남여성인권지원센터 앞에서는 약 10분간 대치가 이어지기도 했다. 업자가 '성매매특별법을 폐지하라'는 현수막을 들고 맞섰다.

이날 반발이 이어지자 창원시 관계자와 업자 등은 22일 전에 한 차례 만나 협의하기로 하고, CCTV 설치를 연기했다.

시 시민안전과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창원시는 반드시 설치하겠다는 계획"이라며 "업자 쪽에서 일주일 정도 내부적으로 입장을 정리할 시간을 달라고 요구했고, 요구사항을 가져오면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인지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서성동 집결지 한 업자는 "CCTV를 설치하더라도 집결지 길목 안쪽으로는 비추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일하는 여성들도 인권이 있다. 얼굴이 찍히면 안 된다"고 말했다.

김경영 경남도의원은 여성단체 집회에서 "성매매는 불법이다. 반드시 없애야 한다"며 "창원시와 경찰 등은 이럴 때 공권력을 써야 한다. 불법을 없애는 데 공권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여성단체 관계자는 "부산과 대구에서 사라진 집결지가 아직도 마산에 있다는 것은 어떠한 카르텔이 형성된 것으로 생각한다"며 "집결지가 폐쇄될 때까지 우리는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고 연대할 것"이라고 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